
세계 AI 패권이 중국으로 급속히 흐르고 있다. 2016년 기준 세계 TOP10 과학기술 대학에 이름을 올린 중국 대학은 단 한 곳, 베이징대뿐이었다. 그러나 작년에는 무려 8곳이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중국과학원대를 비롯, 중국과기대, 베이징대, 난징대, 저장대, 칭화대, 중산대, 상하이교통대가 나란히 2위에서 9위를 휩쓴 것.
반면, 2016년 상위 10위 중 5개를 차지했던 미국 대학들은 작년 하버드대(1위)와 MIT(10위)를 제외하곤 자취를 감췄다. 또 2016년 4위를 차지했던 도쿄대(일본), 5위 옥스퍼드대(영국), 6위 캐임브리지대(영국) 7위 UC버클리대(미국), 8위 취리히연방공대(그위스), 10위 미시간대(미국) 등은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는 단순한 ‘양적 확대’가 아니라 ‘질적 경쟁력’의 급부상을 의미한다. 베이징대·칭화대·저장대·상하이교통대는 이미 미국 빅테크 기업의 AI 엔지니어 공급처로 부상, 8년 만에 중국이 미국·유럽을 압도하며 AI 인재 배출의 핵심 국가로 떠올랐다.

■ 메타 AI 슈퍼팀, 절반이 중국 출신…하지만 국적은 의미 없다
미국 메타(Meta)가 구축한 슈퍼 AI팀은 약 30~40명으로 구성되는데, 절반가량이 중국 명문대 출신이다. 팀 내 박사 비율은 75%에 달하고 고위 엔지니어급(L8 이상)만 20%에 이른다. 출신 조직은 OpenAI 40%, DeepMind 20%, Scale 15%로 확인된다. 특히 칭화대 출신만 8명이며, 베이징대·저장대 등 중국 명문대 졸업자가 대거 포함됐다.
연봉은 최소 1000만 달러이며 많게는 1억 달러나 된다. 사실상 국가급 전략 인재로 분류되는 파격적 대우다.
이는 미국 빅테크가 중국 인재 없이는 패권 경쟁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제 국적은 의미 없으며 실력과 논문 성과가 모든 걸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미국이 환경·자본·기회 측면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지만, 중국은 ‘질적 경쟁력’을 확보하며 미국과 대등한 승부를 펼칠 수 있는 내부 인재 풀을 완성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AI 패권 경쟁의 본질, 기술 아닌 ‘인재(人才)’
AI 업계 한 전문가는 “AI 기술 경쟁은 결국 지식의 축적과 인재 유출·유입의 전쟁”이라고 했다.
현재 미국은 MIT·스탠퍼드 같은 최고 교육 환경과 자본을 무기로 타국 인재를 흡수하고 있으며 중국은 논문 수 세계 1위, AI 스타트업 폭발적 성장,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한 내부 인재 육성 등으로 미국에 맞서고 있다.
그는 “그러나 국적은 점점 무의미해지고 글로벌 빅테크가 인재를 흡수하는 ‘무국적 경쟁’으로 흐르고 있다”며 “결국 AI 기술은 국가가 아니라 인재가 주도하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한마디로 미국은 글로벌 인재 유입형, 중국은 내부 육성+인재 귀국 유턴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향후 미국의 이민 정책 완화, 중국의 귀국 프로그램이 AI 인재 흐름을 크게 좌우할 전망이다.

■ 글로벌 AI 패권, 인재 확보가 승부 가른다
향후 AI 산업의 판도는 단순히 데이터센터나 GPU 경쟁이 아니라 인재를 얼마나 빠르고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 빅테크는 중국·인도 출신 인재 없이는 성장세 유지가 어렵게 됐다. 중국은 인재 육성·귀국 정책과 내수 생태계를 통해 미국 의존도를 줄이려 한다. 동시에 인도·EU 등 제3세력이 AI 인재 유입을 시도하면서 다극화된 AI 생태계가 형성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 한국, 인재 없는 AI 패권전 생존 전략은?
한국은 AI 인재의 절대적 부족과 글로벌 경쟁력 미흡이라는 이중 난관에 직면했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단순한 기술 소비국으로 남을지, 글로벌 AI 허브로 도약할지는 지금의 전략 선택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대체적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먼저 ‘세계적 수준의 AI 교육·연구 허브 구축’이다. MIT·칭화대급 AI 전문대학원과 연구소 설립과 해외 우수 교수진 및 연구자들의 파격 영입 전략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글로벌 인재 허브 전략’이다. 실리콘밸리 수준의 연봉과 스톡옵션, 연구 자유 보장과 외국 AI 인재 유치 위한 비자·영주권 완화 정책이다.
마지막으로 ‘제3세력과의 전략적 연대’다. 미국·중국 양극 구조에서 벗어나 인도·EU 등과 협력해 다극화된 AI 생태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AI 전문가는 “AI 패권 전쟁에서 능력 있는 인재가 모이는 국가·도시·기업이 AI의 미래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이 단순한 기술 소비국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글로벌 AI 인재가 몰려드는 허브국으로 도약할 것인지는 지금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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