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결신문=김지수⸱백도현 기자] 성남도시공사가 2025년 예산을 확정하며 재무 안정화를 내세웠지만, 부채와 이자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핵심 수익사업으로 꼽히는 위례택지개발지구 4-2단계 사업 착공이 내년으로 늦춰지면서 재정 운용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12일 성남도시공사 경영공시에 따르면 공사의 2025년 예산은 총 5220억 원으로 작년보다 8% 증가했다. 자체수입은 2900억원, 차입금 등 외부 조달은 2300억원 규모다. 공사의 총부채는 1조800억 원으로 2023년(9760억원)보다 11% 늘었고 이자비용은 작년 74억원에서 올해 83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자보상배율(EBITDA/이자비용)은 5.1배로, 공기업 평균(7배)을 밑돈다.
당초 2025년 착공·2028년 준공을 목표로 했던 위례택지개발지구 4-2단계(성남권역)는 환경영향평가 재협의와 광역교통대책 승인 지연으로 2026년 착공, 2030년 준공으로 일정이 연기됐다. 총사업비는 1조1500억원, 토지보상비는 6000억원 규모로, 이 중 2024~25년 집행액은 2400억 원(집행률 40%)에 그쳤다. 미집행 3600억원은 2026년 이후로 이월됐다.
사업 지연으로 분양 일정도 1년 늦어졌고, 단기 현금흐름 악화가 예상된다. 이자비용은 2026년 9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 예결특위는 “공사의 주요 사업이 반복적으로 지연되며 부채와 이자비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성과 목표는 있으나 실집행이 따라가지 못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도시재생사업과 택지개발사업의 평균 집행률도 각각 63.5%, 66.1%로 정체됐다. 신흥·태평·상대원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불용액 38억원을 남겼고, 판교제2테크노밸리 공공시설 조성사업은 인허가 지연으로 준공이 2027년으로 미뤄졌다.
이 같은 사업 지연은 곧 자금흐름 부담으로 이어진다. 분양 및 임대 수익이 늦어지는 반면, 토지 보상비와 금융비용은 선반영돼서다.
공사는 2025년 자금계획에서 “금리 상승에 대비해 차입구조를 장기·고정금리로 전환한다”고 밝혔지만, 지속된 집행 지연이 개선되지 않으면 이자비용 절감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공사는 금리 헤지제도 도입, 채권 만기 분산, 공공임대 1500세대 공급 등 재무안정화 방안을 병행하고 있다. 시민참여예산제와 열공급시설 개선(380억원) 등 공공성 강화사업도 추진 중이다.
한 지방공기업 전문가는 “위례 사업 지연은 단순한 일정 변경이 아니라 자금운용 구조를 흔드는 리스크”라며 “이자보상배율이 5배 수준이면 금리상승기에는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공사가 체질 개선을 이루려면 사업별 집행 마일스톤 공개와 단계별 경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공사가 ▲지연사업 구조조정제 ▲이자비용 경보제 ▲마일스톤 기반 집행공개제 등을 통해 집행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 간단 요약
• 성남도시공사, 2025년 부채 1조800억원, 이자비용 83억원으로 재무 부담 가중
• 위례택지개발 착공 미뤄지며 수익 실현 지연, 도시재생사업 집행률도 60%대에 불과
• "마일스톤 공개와 구조조정이 공사의 신뢰 회복의 열쇠"
■ 출처
• 성남도시공사 2025년 경영공시
• 사업계획서
• 성남시 결산검사위원 보고서
• 성남시의회 회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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