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신문=김지수⸱백도현 기자] 하남시는 2024회계연도에 총세입 1조2359억원, 총세출 1조848억원을 결산했다. 그 결과 결산상 잉여금은 1511억원, 이월사업비 992억원, 보조금반납금 70억원, 순세계잉여금 449억원으로 집계됐다.
21일 시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최근 시의 5년간 흐름을 보면 세입은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감소 추세이지만 세출은 매년 늘고 있고 잉여금·순세계잉여금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2020년 2079억원에 달하던 순세계잉여금은 2024년 449억원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재정 건전성만 놓고 보면 '남는 돈이 줄어드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평가도 가능하지만, 세입 감소·세출 증가가 겹치면서 여유 재원이 빠르게 소진되는 구조적 변화로도 읽힌다.
■ 회계별로 보면…일반회계 89.6% 집행, 기타특별은 54.8% '반쪽 집행'
하남시 결산서에 따르면 2024년 회계별 세입·세출 집행 현황은 다음과 같다.
눈에 띄는 대목은 기타특별회계 집행률이 54.8%에 그쳤다는 점이다. 즉, 기타특별회계로 편성한 예산의 절반 가까이가 이월·불용으로 남았다는 뜻이다. 공기업특별회계도 집행률이 80%를 밑돌아 상·하수도 등 공기업 사업에서 계획 대비 집행지연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일반회계는 89.6% 집행률을 보이며 비교적 계획에 맞춰 집행됐다. 그러나 일반회계 잉여금만 해도 1138억원에 달해 "예산이 빠듯하다, 부족하다"는 집행부 설명과는 온도 차가 있다.
■ 어디에 썼나···복지·교통·환경 '3대 축' 집중
분야별 세출 현황(일반회계 기준)을 보면 2024년 총세출 1조848억원 가운데 사회복지가 4734억원(4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환경 1210억원(11%), 교통 및 물류 1156억원(11%), 일반공공행정 1102억원(10%) 순이다.
하남시는 미사지구·위례·감일 등 대규모 택지개발과 인구 유입으로 기초생활·보육·노인·장애인 복지 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구조다. 결산서에서도 "복지급여 지급 및 복지시설 건립 확대가 사회복지 세출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또한, 교통 및 물류 분야에서는 광역교통 확충, 도시철도·간선도로·버스노선 개선 등 SOC 투자 수요가 집중되면서 대규모 사업비가 집행됐다. 성과보고서에는 교통영향평가 심의위원회 운영(연 6건), 감일·위례·덕풍·초이동 등 교통 인프라 사업이 주요 성과로 제시돼 있다.
반면 농림해양수산, 평생·직업교육, 문화 일부 사업에서는 예산 대비 집행액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첨부서류를 보면 농업 관련 일부 사업은 집행률이 80% 미만에 그친 사례도 확인된다.
■ '못 쓴 돈', 이월사업비 992억⸱순세계잉여금 449억
하남시는 작년 한 해 이월사업비 992억원, 보조금반납금 70억원, 순세계잉여금 449억원을 남겼다.
이를 회계별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즉, 잉여금 1511억원 가운데 992억원은 다음 해로 이월, 70억원은 보조금며며며반납, 실제로 시가 자유롭게 활용 가능한 순세계잉여금은 449억원에 그쳤다.
한 지방재정 연구자는 "하남시는 복지·교통 SOC 등 의무·필수 지출을 강하게 끌어안으면서도 기타특별회계와 일부 공기업특별회계에서 예산을 반 이상 못 쓰고 넘기는 구조"라며 "예산을 못 잡아서가 아니라 잡아놓고 제때 집행하지 못하는 영역이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 시민사회 "개발·SOC에는 민감, 생활밀착 분야는 뒷전"
하남 교산신도시를 포함한 3기 신도시 개발에 대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미 "민간에 돌아가는 개발이익이 최대 수조 원에 달한다"며 "공공이 강제 수용한 택지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공공임대·지역 인프라 확충에 더 과감히 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 결산에서도 복지·교통·환경 등 큰 축에는 예산이 몰리는 반면, 지역 문화·교육·농촌·도시재생 등 생활 밀착형 사업은 집행 부진이 반복되는 양상이 드러난다.
지역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개발·대형 SOC 사업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정작 주민들이 당장 체감하는 생활 인프라는 뒷순위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 간단 요약
• 세입 1조2359억, 세출 1조848억⸱⸱⸱잉여 1511억·순세계잉여금 449억
• 사회복지·교통·환경에 예산 집중
• 농림해양·평생직업교육 등과 기타특별회계 집행률(54.8%)은 크게 뒤처져
• 이월사업비 992억·보조금반납금 70억 발생···사업지연·계획 미흡 점검 필요
■ 출처
2024회계연도 결산서⸱첨부서류
2024회계연도 성과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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