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의원, 한강 축제 2.75억 증액 대비 '어르신 급식비 동결'의 비정함과 배분 정의 실종 비판
전시성 공공일자리 양산보다 위기 가구 발굴 위한 질적 복지 전달 체계 강화 촉구
[예결신문=김지수⸱백도현 기자] 서울시는 2026년도 예산안의 핵심 키워드로 '동행'을 내걸었다. 총 예산 51조5060억원의 30.3%에 달하는 15조6256억원을 '약자와의 동행' 사업에 배정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7일 예결신문이 보건복지위원회 예비심사보고서와 제333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시의 '동행 예산'은 물가 상승률조차 따라잡지 못하는 생색내기용 예산과, 가장 필요한 곳에서 잘려나간 기초 복지의 실상이 드러났다.
■ 복지 예산 15조의 착시와 국비 매칭의 구조적 한계
시가 발표한 복지 예산 증액분의 상당 부분은 사실상 중앙정부의 결정에 따른 '수동적 증액'이라는 지적이 시의회에서 제기됐다. 2026년 기준 중위소득이 역대 최고 수준인 6.41% 인상됨에 따라 국가가 지급하는 생계·주거급여 등 국고보조사업 예산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결과다.
강석주 보건복지위원장은 예비심사 보고에서 "복지 예산의 내실을 들여다보면 기초생활보장급여 등 국비 매칭 비율이 높은 사업들의 자연 증가분이 대부분"이라며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해 약자들에게 온기를 전하려는 능동적인 예산 편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맹점"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 같은 '착시'를 경고한다.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자체 복지 예산이 국고보조금 증액에만 의존할 경우,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복지 서비스는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며 "국비 매칭 외에 시 자체적인 위기 가구 발굴과 긴급 지원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 어르신 급식 단가 동결 vs 치적 사업 예산 증가
가장 뜨거운 쟁점은 저소득 어르신들을 위한 기본권 예산이다. 시는 전체 복지 예산을 늘렸다고 홍보하지만, 정작 고물가 시대에 가장 고통받는 저소득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 급식 및 도시락 배달 사업의 단가를 동결하거나 사실상 축소했다. 이는 오세훈 시장의 역점 사업인 한강 관련 축제 예산 증액과 대비되며 '예산의 정의' 논란으로 번졌다.
이소라 의원은 제333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질의에서 "한강 사계절 축제 예산은 타당성 검토도 없이 2억7500만원이나 증액하면서, 하루 한 끼가 간절한 취약계층 어르신들의 급식비는 단 100원도 인상하지 않았다"며 "화려한 불꽃놀이와 축제에 쏟는 예산의 10%만이라도 어르신들의 밥상에 돌려주는 것이 진정한 동행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환경수자원위원회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강 사계절 축제' 예산은 전년 대비 12.4% 증가한 24억9200만원이 편성됐다. 반면 어르신 급식 지원 사업은 현장의 식단가 인상 요구를 외면한 채 수립됐다. 이는 시장의 치적을 위한 전시성 사업에는 법적 절차마저 건너뛰며 관대한 반면, 약자의 생존권에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행정의 이중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 공공일자리 양적 확대와 질적 고도화의 괴리
22만5000개의 '서울형 가치동행 일자리'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대부분 단기·단순 노무 위주의 일자리로 구성돼 근본적인 빈곤 탈출의 사다리가 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지향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 예산안 심사에서 "일자리의 숫자만 늘리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현재의 공공일자리는 복지 수혜를 일시적으로 연장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걸맞은 지속 가능한 노인 일자리와 청년들의 직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질적인 일자리 예산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최영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공일자리가 양적으로는 팽창했으나, 참여자들이 민간 노동시장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및 연계 프로그램은 부실하다"며 "단순 환경 정비와 같은 일자리에 예산을 쏟기보다 지역사회 돌봄이나 디지털 격차 해소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고숙련 일자리 모델로의 전환에 예산이 집중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소상공인 지원 예산의 생색내기식 편성 및 실효성 논란
민생 경제의 핵심인 소상공인 지원 예산 역시 구조적 한계를 보이고 있다. 시는 소상공인 종합지원 예산을 편성하고 저금리 융자 지원 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정작 자영업자들이 직면한 고금리·고물가 이중고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서울페이'와 같은 지역화폐 관련 예산은 정책적 실효성보다 정치적 논리에 따라 부침을 겪으며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폐업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재기 지원과 상권별 맞춤형 지원 예산의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보여주기식 정책 홍보비에 예산을 낭비하기보다,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세밀한 민생 예산 설계가 시급한 시점이다.
올해 서울시 예산은 의원들이 지적한 '절차 위반'과 '약자 소외'가 곳곳에서 드러났다. 안전 예산을 깎아 경관을 꾸미고 기초 복지 예산을 사실상 동결하며 약자동행을 외치는 모순을 수정해야할 시점이다.
■ 출처
• 2026년도 보건복지위원회 소관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
• 환경수자원위원회 소관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
• 제333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록
• 시정 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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