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결신문=김지수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의 2025년 정책금융은 총 26.5조원. 이 가운데 보증만 18.2조원으로, 지역신용보증재단(12.2조)과 기술보증기금(6.0조)이 양축을 이룬다. 총량은 크다. 관건은 ‘누구에게, 얼마나 빨리, 얼마나 깊게’ 닿았는지다. 본지는 두 축의 구성·대상·집행 여건을 공식 수치로 점검하고 속도·도달률을 높일 실무 처방을 고민해 본다.
22일 중기부와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정책금융 26.5조원은 ▲정책자금 8.3조(소상 3.77조, 중소 4.53조)와 ▲보증 18.2조(지방신보 12.2조, 기보 6.0조)로 짜였다. 지방신보는 전환보증 2.5조를 포함해 폐업·연체 위험 차주의 상환부담을 낮추고 은행 협업형(위탁보증 등)으로 동시 승인·집행을 노린다.
기보는 신산업 1.8조, 기술 소공인 2.1조, 청년창업 0.7조 등 전략 배분을 예고했고 유동화회사보증 5000억원 확대, 매출채권팩토링 1000억원, 직접투자 750억원 등 ‘보증+자본성’ 보완 장치를 병행한다. 구성만 놓고 보면 지방신보는 광범위한 영세사업자 유동성에, 기보는 기술·성장형 기업 심화 지원에 초점이 선명하다.
이제 실행 여건이다. 속도 면에서 지방신보는 창구 접근성이 강점이다. 전국 재단망과 지자체 협업으로 접수→승인 구간이 빠르고 전환보증·위탁보증은 동일 창구·동일 시점 처리를 설계해 ‘서류 왕복’을 줄였다.
반면 깊이(기업 성장기여) 면에서는 담보·재무 중심 심사가 남아 추가담보 요구·보증한도 제약이 걸림돌이 된다. 기보는 기술평가 기반이라 업력 초기·무담보 기술기업 접근성이 높지만, 평가→보완→재평가 절차가 길어져 승인→실행 리드타임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기보는 2025년 계획에서 보증 외에도 유동화·팩토링·직접투자를 병행해 속도와 자본성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두 기관 모두 월별 실행액·승인→지급 평균일수 같은 핵심 지표는 표준 공개본이 부족하다. 계획·제도는 풍부하지만 집행의 시간표가 아직 보이지 않는 셈이다.
규모·잔액의 ‘현주소’를 살펴보면 기보는 경영·공시 체계를 통해 분기보고·발간자료를 상시 공개하고 지방신보는 중앙회 및 각 재단 경영공시로 실적을 누적 공시한다. 다만 신규보증 월별 실행률과 부결률·부도율·재도전률은 기관·사업별 흩어져 있어 비교가 쉽지 않다.
그 결과 정부가 내세운 초기·딥테크·청년 타깃이 실제로 얼마나 도달·유지됐는지 외부에서 한눈에 검증하기 어렵다. 7월 추경 4.2조로 연간 공급 목표를 30.7조까지 키운 만큼, ‘총량’보다 ‘실행 품질’의 공개가 더 시급하다는 평가다.
■ 비판과 과제
첫째, 보증 편중이다. 보증 18.2조는 위기 대응에 유용하나, 성장단계 기업엔 장기·자본성이 부족하다. 기보의 직접투자·유동화 확대는 보완이지만 규모가 1조 단위 보증에 비해 작다.
둘째, 리드타임 블랙박스다. 지방신보·기보 모두 승인→실행 구간의 평균 일수, 서류 보완 사유 코드, 추가 담보 요구 비율을 공개하지 않는다.
셋째, 지역·업력 편차다. 지방신보는 지역 격차, 기보는 업력·기술성 평가로 인한 탈락률이 체감 편차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긍정적인 면도 분명하다. 지방신보의 전환보증 2.5조와 은행 협업형, 기보의 신산업·청년·기술 소공인 집중, 유동화·팩토링·직접투자 병행은 방향성 면에서 적확하다.
한 혁신금융 전문가는 “보증 총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세부 지표(접수→승인, 승인→지급)를 월별로 공개해 속도를 경쟁시키고 하위 20% 지연 사업군은 자동 재배분해야 한다”며 “동시에 보증:투자 비중을 단계적으로 7대 3에서 6대 4로 바꾸면, 지방신보의 폭넓은 안전망과 기보의 성장 지원이 속도와 깊이를 함께 갖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선 ▲리드타임 대시보드 의무화: 두 기관 모두 월별 승인·실행액, 평균 지연 일수, 보완 사유 코드, 추가 담보 요구비율을 CSV로 공개 ▲T+90 규칙: 전략분야(신산업·청년·기술 소공인) 보증은 승인 90일 내 실행 미달 시 사유 공개·감점 ▲보증→투자 전환 가속: 기보 직접투자·유동화의 예산·규모 상향(연 1조 원대 목표) 및 지방신보와의 혼합보증·성장자금 연계 설계 ▲편차 보정: 지역(지방신보)·업력(기보)별 집행 하위 20%에 재배분·컨설팅 패키지 적용 ▲추경 사후평가: 30.7조 공급 목표의 업종·업력·지역별 성과표를 결산과 함께 공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간단 요약
• 2025년 보증 18.2조: 지방신보 12.2조(전환보증 2.5조 등), 기보 6.0조(신산업 1.8조·기술소공인 2.1조·청년 0.7조, 유동화 5,000억·팩토링 1000억·직접투자 750억)
• 지방신보는 속도 강점, 기보는 기술·성장에 강점…그러나 승인→실행 리드타임·탈락률 등 핵심 지표 공개 부족
• 해법: T+지표·지연사유 공개, T+90, 보증:투자 6:4 전환으로 속도·깊이를 동시에 끌어올릴 것
[저작권자ⓒ 예결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