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지난해 지주서만 59억·총보수 178억 수령⸱⸱⸱차상위자와 4배 격차에 '합리성 결여' 지적
주총 앞두고 거세지는 자격 미달 논란⸱⸱⸱'사면' 뒤에 숨은 기업가치 훼손 이력 재조명
[예결신문=신세린 기자]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롯데지주가 거센 '거버넌스 리스크'에 직면했다. 총수인 신동빈 회장의 천문학적인 보수와 이를 견제해야 할 사내이사의 자격 미달 논란이 동시에 터져 나오면서다. 이번 주총은 롯데그룹이 외치는 '투명 경영'이 과연 실질적인 변화인지, 아니면 총수 일가를 비호하기 위한 수사에 불과한지를 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견제 기능 상실한 이사회⸱⸱⸱이동우 대표 '자격 미달' 논란
20일 의결권 자문기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이번 주총에서 이동우 사내이사(대표이사) 후보의 재선임 안건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핵심 사유는 이 대표가 이사회 내에서 총수의 불법 행위에 면죄부를 주는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이 후보는 2020년부터 롯데지주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이사회의 핵심 의사결정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22년과 2024년 이사회에서 신동빈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대표이사 신규 선임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등 뇌물공여 혐의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그를 견제하기는커녕 전원 찬성으로 재선임을 가결했다.
CGCG는 이에 대해 "회사 또는 일반주주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는 문제성 이사회 결의에 찬성한 이사는 사안의 경중을 고려할 때 이사로서의 적격성이 부족하다"며 "사면 여부와 별개로, 과거 불법행위 및 기업가치 훼손 이력이 뚜렷한 신 회장의 재선임을 추진한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이동우 후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 신동빈 회장의 범죄 이력과 무너진 도덕적 해이
신 회장의 과거 이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 그는 2016년 롯데시네마 매점 불법 임대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면세점 특허 청탁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결국 2019년 대법원에서 뇌물공여와 배임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며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형이 확정된 이후에도 신 회장은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며 경영권을 행사했다. 2022년 8월 사면이 이뤄졌으나, 이는 법적 처벌의 면제일 뿐 경영자로서 기업가치를 훼손했다는 사실까지 지우는 것은 아니다.
주주 권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이사회가 이러한 결격 사유를 묵인한 채 대표이사 선임을 밀어붙인 행태는 롯데지주 지배구조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 '합리성' 상실한 천문학적 보수 체계
총수 일가에 편중된 보수 체계 또한 주주들의 불만을 키우는 대목이다. 롯데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전기와 동일한 150억원으로 상정했다. 문제는 이 보수의 상당 부분이 신동빈 회장 1인에게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4년 지급된 등기임원 보수 총액 93억원 중 약 64%인 59억7000만원이 신 회장 몫이었다. 이는 차상위 보수 수령자인 이동우 대표(15억6000만원)와 비교했을 때 3.82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수년간의 추이를 봐도 격차는 심각한 수준이다.
신 회장이 지난해 다수 계열사 임원직을 겸직하며 받은 총보수는 178억3400만원에 이른다. CGCG는 이처럼 합리적 근거 없이 과도하게 책정된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 대해 "다수 계열사 임원을 겸직하며 복수의 회사에서 고액 보수를 받는 임원에게 다른 대표이사보다 수배나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보수 체계의 합리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행태"라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 롯데의 '투명 경영'은 어디로?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이 진정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와 보수 체계의 투명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신 회장이 사면 이후 경영 전면에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과오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나 시스템적 방지책 마련은 부족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동우 대표의 재선임 시도는 이사회가 총수의 '방패막이'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이사회는 주주를 대신해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최후의 보루여야 하지만, 현재 롯데지주의 이사회는 그 기능을 상실한 채 총수의 권위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롯데지주 주총은 단순히 안건의 가결 여부를 떠나, 대한민국 대기업 지배구조의 고질적인 병폐인 '총수 무오류주의'와 '보수 독식'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자본 시장의 신뢰는 수치화된 실적뿐만 아니라 그 실적을 만들어내는 과정의 정당성과 투명성에서 나온다.
주총장에서 주주들이 이동우 후보의 재선임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에 대해 어떤 심판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지주가 '글로벌 롯데'를 지향한다면, 이제는 글로벌 표준에 걸맞은 엄격한 지배구조 윤리를 확립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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