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지출 52.5% 돌파···신규 전략사업 가용 재원 확보 사실상 불가능
낙관적 교부세 추계(+4%)와 현실(-12.2%)의 괴리···첫해부터 붕괴
[예결신문=김대성 기자] 구리시가 수립한 '2026~2030년 중기지방재정계획'의 총규모는 5년간 4조5412억원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연평균 증가율 0.7%라는 초라한 성적표가 숨어 있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재정 규모가 정체되거나 축소되는 국면인 셈이다.
특히 전체 재정의 52.5%를 차지하는 법정 의무 지출의 비중이 해마다 높아지면서 시장이 주도하는 신성장 동력 사업에 투입할 재량적 재원 확보가 시 재정 운영의 최대 난제로 부상했다.
0.7% 보수적 성장과 세입 구조의 한계
29일 구리시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따르면 향후 5년 총규모는 4조5412억원으로, 연평균 증가율은 0.7%에 그친다. 세출 총규모 역시 동일한 4조5412억원으로, 이 중 사업예산이 3조3401억원(73.5%), 경상지출이 1조2012억원(26.5%)을 차지한다. 표면상으로는 안정적인 관리 계획처럼 보이지만, 성장 여력이 제한된 상태에서 고정비와 의무성 지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직된 구조라는 분석이다.
세입 구조를 분석하면 자체 재원은 1조2623억원으로 전체의 27.8%, 이전 재원은 2조4617억원으로 54.2%를 차지한다. 보전 수입 및 내부 거래가 나머지 17.4%다. 중앙정부의 교부세와 경기도의 보조금에 시 살림의 절반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외부 재정 상황에 따라 시의 주요 사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불안정성이 내포돼 있다.
의무지출 비중 확대와 전략적 투자의 딜레마
시의 미래를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는 재정 경직성이다. 중기계획상 의무지출은 연평균 4764억원으로 전체 재정 규모의 52.5%를 차지한다. 반면 재량지출은 연평균 4318억원(47.5%)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인건비 등 고정비를 제외하면 실제 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순수 재량 재원은 극히 제한적이다.
법정 의무와 보조 의무가 절반을 넘는 구조에서는 신규 전략 사업의 편성 여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계획의 가정과 현실 사이의 극심한 간극이다. 중기계획은 지방교부세와 조정교부금이 국내외 경제 상황과 국세 수입 전망을 반영해 연평균 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실제 2026년 본예산에서 지방교부세는 8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0% 급감했고 시·군조정교부금도 3.29% 감소했다.
계획의 첫해부터 세입 추계가 완전히 빗나가면서 중기계획의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증가 예상을 전제로 한 청사진이 아닌, 감소 상황에 대비한 사업 우선순위와 구조조정 원칙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방채 발행 예고와 재정 건전성 리스크
그럼에도 시는 구리테크노밸리, 토평동 스마트시티, 철도·도로·공원 인프라 확충,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중기 재정 운용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인창천 생태하천 복원, 버스 공영차고지, 장애인복지회관 건립 등이 주요 재정 수요로 꼽혔다.
문제는 재원 조달 방식이다. 중기계획은 총 268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반영했다. 구체적으로 장애인복지회관 건립 98억원, 돌다리 여울목공원 공영주차장 건립 62억원 등이 포함됐다.
이미 본예산에서 기금 의존과 분할 편성이 확인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SOC 사업의 강행은 채무 상환 부담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마이너스 통장'처럼 활용하며 버티는 현재의 자금 운용 방식으로는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지방채 268억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향후 시 재정 운영에서 원리금 상환이라는 또 다른 경직성 경비를 추가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시의 중기계획은 재원 조달의 투명성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연례성 운영비조차 본예산에 담지 못해 추경으로 넘기는 현재의 행정 행태가 계속되는 한 4.5조원의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한정된 재량 재원 안에서 무엇을 끝까지 지키고 무엇을 덜어낼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출처
• 2026~2030년 구리시 중기지방재정계획
• 2026년도 구리시 일반 및 특별회계 예산서
• 구리시의회 예결특위 회의록
예결신문 / 김대성 기자 kds7@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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