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창업 및 골목상권 활성화···조기 지출 시 실물 지표 반응
재정자립도 따른 효과 양극화 뚜렷···비수도권 소비 진작책 보완 과제
[예결신문=김민준 기자] 정부가 경기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해 온 '지방재정 신속집행' 정책이 실제 지역 경제 성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5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지방자치단체 재정 지출 시점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 자료에 따르면, 재정 집행의 규모뿐만 아니라 '언제 지출하는가'라는 시점(timing)의 문제가 지역 경제의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특히 상반기 재정 집행률의 제고는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와 소상공인 경제 생태계 복원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 시점 '전진 배치', 경제 성장률 깨운다
그간 지방재정 정책의 초점은 주로 예산의 총량과 확보에 맞춰져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재정 지출이 경제 시스템에 투입되는 '시차(Time-lag)'를 분석해 상반기 집중 집행이 갖는 마중물 효과를 입증했다.
전국 지자체의 분기별 집행 데이터와 거시 경제 지표를 연계 분석한 결과, 상반기 재정 집행액이 1% 증가할 때 해당 지역의 실질 GRDP는 약 0.29% 증가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이는 경기 침체기에 공공 부문이 선제적으로 자금을 풀었을 때 민간 부문의 생산 활동을 자극하는 승수효과가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시설비와 자산 취득비 등 투자성 경비의 조기 집행은 지역 건설 경기 부양과 연쇄적인 자재 수요 창출로 이어졌다. 연구진은 지출 시점을 앞당기는 행위 자체가 추가적인 예산 증액 없이도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효율적인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목상권의 생동감…데이터로 증명된 신속집행의 위력
신속집행의 효과는 지역 주민들이 체감하는 실물 경제 지표에서도 확인됐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소상공인 생태계의 활력이다. 상반기 집행 확대는 지역 내 순창업 수(창업 수-폐업 수)의 증가로 직결됐다. 공공 사업의 조기 발주가 관련 업종의 고용 안정성을 높이고, 지역 내 유동성을 조기에 공급함으로써 자영업자들의 사업 지속 가능성을 높인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순창업 수의 증가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신속집행이 지역 내 창업 문턱을 낮추고 기존 사업자의 폐업을 억제하는 완충 작용을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재정 지출의 타이밍이 지역 경제의 기초 체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였다는 의미다.
재정 자립의 벽…지역별로 갈린 소비 승수효과
다만 신속집행의 온기가 모든 지역에 고르게 퍼진 것은 아니었다. 민간 소비의 척도인 신용카드 사용액 분석에서는 지역의 재정적 체급에 따른 '효과 양극화'가 관찰됐다. 재정자립도가 높고 산업 기반이 탄탄한 수도권 및 대도시 지역은 재정 지출이 민간의 가계 소비로 빠르게 연결됐다. 공공의 지출이 소득 증대와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작동한 것이다.
반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비수도권 군 단위 지역에서는 신속집행이 민간 소비를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이러한 지역은 재정 지출의 상당 부분이 외부로 유출되거나 소비 기반 자체가 취약해 재정 투입이 지역 내 소득 환류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보였다. 이는 향후 신속집행 정책이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설계로 진화해야 함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재정 지출 시점의 조정은 경기 대응을 위한 유효한 카드다. 특히 상반기 집행률 1%의 가치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경제적 파급력을 지닌다"면서도 "하지만 지역별 산업 구조와 재정 자생력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낙후 지역에 대해서는 소비 승수효과를 높일 수 있는 타겟팅된 지출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예결신문 /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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