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용자금 487억 불과⸱⸱⸱"이자 갚기도 벅차"
[예결신문=김지수 기자] 의정부시 재정 시계가 거꾸로 돌고 있다. 2022년 총세입 1조8679억원을 기록하며 '재정 2조원 시대'를 목전에 뒀던 살림 규모가 2년 연속 뒷걸음질 치며 1조7000억원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들어오는 돈은 2년 전보다 1400억원 넘게 줄었는데 부족한 살림을 지방채로 메우는 악순환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정부 교부세 축소 등 악재에 비효율적 지출 구조가 겹친 탓이다.
4일 예결신문이 의정부시 '2024회계연도 결산 승인안'과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 재정은 일시적 침체가 아닌 구조적인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
2024회계연도 총세입 결산액은 1조7251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2022년(1조8679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1428억원(-7.6%)이 줄었다. 2023년(1조7743억원) 대비로도 492억원(-2.8%)이 감소하며 뚜렷한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일반적으로 물가 상승과 도시 성장에 따라 예산 규모가 커지는 것과 비교하면 이 같은 '재정 역주행'은 매우 이례적이다.
세입 감소의 주원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다. 시 자체 수입을 지탱하던 취득세와 지방소득세 등 주요 세원이 급감했다. 여기에 중앙정부의 세수 펑크 여파로 지방교부세마저 줄어들며 재정 운용에 직격탄을 맞았다.
시 재정 관계부서 역시 예결위 답변을 통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체 세입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국도비 보조금에 의존해야 하는데, 정부 긴축 기조로 인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세입 반등의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 무너진 '무부채'⸱⸱⸱빚 81% 폭증
수입 감소에 지출을 줄여야 하지만 쉽지 않다. 고정비 성격의 경비와 이미 첫 삽을 뜬 대형 인프라 사업 탓이다.
총세출은 1조4053억원으로 전년(1조3783억원) 대비 270억원 늘었다. 의무 지출 비율이 높은 기초지자체의 경직된 재정 구조를 감안하더라도, 시가 지출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치고 확장적 재정 운용의 관성을 버리지 못한 결과다.
이는 결국 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2023년까지만 해도 '0원'을 유지한 지방채(채무)는 2024년 말 기준 343억원으로 순증했다. 도봉산~옥정 광역철도(7호선 연장) 건설 분담금 등 필수적인 투자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이로 인해 재무제표상 총부채 역시 2023년 396억원에서 2024년 719억원으로 1년 만에 81.6% 폭증했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심사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채무 급증에 대해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예결위는 시정요구사항을 통해 "재정자립도가 23.2%로 경기도 최하위 수준인 상황에서 지방채까지 발행해 재정 건전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방채 발행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이자 부담으로 돌아오는 만큼, 순세계잉여금 등 가용 재원을 우선적으로 활용해 빚을 내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집행부에 주문했다. 이는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구조조정 대신 차입을 선택한 집행부의 태도에 대한 '경고장'이다.
■ 실질 가용재원 487억원 '바닥'
재정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순세계잉여금 지표도 우려스럽다. 2024년 결산상 전체 잉여금은 1293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여기에는 하수도·교통 사업 등 사용처가 묶인 특별회계 자금 806억원이 포함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실제 가용 규모는 487억원에 불과한 셈이다.
정진호 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순세계잉여금이 1293억 원으로 전체 예산의 16%에 달한다.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데도 지방채를 발행하는 것은 재정 운용을 잘못하고 있다는 방증 아닌가"라고 문자 기획예산과는 집행부는 전체 잉여금 1293억원 중 806억원은 특별회계로 묶여 있어 전용이 불가능하며, 실제 가용 재원인 일반회계 잉여금은 487억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인구 46만 도시의 살림 규모가 1조7000억원인데, 비상금으로 쓸 수 있는 현금이 400억원대에 불과하다는 것은 사실상 곳간이 비었다는 의미다.
이를 바탕으로 분석해 보면 현재 시가 보유한 순세계잉여금 규모는 전체 예산의 2.7% 수준으로, 통상 건전 재정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5%의 절반 수준이다.
더욱 문제는 시 재정자립도가 23.2%로 경기도 최하위권이라는 점이다. 이는 예산의 77%를 중앙정부나 경기도의 지원에 의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시가 '성장' 목표 대신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처럼 관행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부족하면 빚을 내는 방식으로는 2~3년 내에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계옥 위원은 "지방채 이자로만 매년 30억원 이상이 나가는데 이는 시민 혈세가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이라며 "재정난을 이유로 인프라 투자를 멈출 순 없겠지만, 지금처럼 예측 없는 지출과 느슨한 자금 운용이 계속된다면 2025년 이후에는 감당할 수 없는 이자 폭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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