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PF 중 브릿지론 비중 80% 육박⸱⸱⸱부실 뇌관 현실화 우려
3분기 누적 463억 적자, NPL비율 18% 급등⸱⸱⸱자본 적정성 '이중고'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저축은행 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바로저축은행이 수익성 악화와 건전성 저하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신용도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4월 기업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된 데 이어 불과 8개월 만에 등급 전망까지 하향 조정되면서 경영 정상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전체 PF 익스포저의 80%가 고위험 자산인 '브릿지론'에 쏠려 있어 향후 추가적인 부실 현실화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23일 금융권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바로저축은행의 기업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변경했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재무구조나 영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향후 1~2년 내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직전인 'BBB-'로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기평은 이번 등급 전망 하향의 주된 근거로 ▲부동산 PF 위주의 자산 포트폴리오 부실 심화 ▲대손비용 급증에 따른 대규모 적자 전환 ▲자본 완충력 약화 및 레버리지 부담 확대를 지목했다.
■ "부실채권 비율 18% 육박"…브릿지론 리스크, 현실이 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산건전성이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기평 분석에 따르면 바로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2022년 말 3%대에서 지난해 말 11%로 급등했고 올해 9월 말 기준으로는 18%까지 치솟았다. 전체 대출 자산의 약 5분의 1이 사실상 회수가 불투명한 부실 채권으로 전락했다는 의미다.
건전성 악화의 진원지는 단연 부동산 PF, 그중에서도 리스크가 가장 높은 브릿지론이다. 9월 말 기준 바로저축은행의 PF 관련 대출 잔액은 5359억원으로, 이는 자기자본 대비 291%에 달하는 과중한 수준이다. 자본의 약 3배에 달하는 금액이 부동산 PF에 묶여 있는 셈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질적 구성이다. 전체 PF 익스포저 중 본PF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브릿지론 비중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저축은행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브릿지론은 토지 매입 등 사업 초기 단계에 실행되는 고금리 대출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본PF 전환이 막히면서 부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기평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와 공사비 상승, 분양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저하되면서 브릿지론 사업장들의 본PF 전환이 사실상 멈춰 선 상태"라며 "만기 연장이나 리파이낸싱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건전성 지표는 현재보다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이 경·공매를 통한 부실 사업장 정리를 독려하고 있지만,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가격 눈높이 차이가 커 매각마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 충당금 폭탄에 463억 적자…수익성 회복 '난망'
부실 자산의 급증은 막대한 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이어져 수익성을 갉아먹었다. 바로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46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부동산 금융자산 부실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손비용을 전년 동기(212억원) 대비 3배 이상 폭증한 764억원으로 늘린 것이 결정타였다. 여기에 대출채권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45억원의 매각 손실과 전환사채(CB)의 전환권 평가 손실 등 투자 부문의 부진까지 겹치며 실적 방어에 실패했다. 현재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은 36% 수준에 그쳐, 향후 부실이 추가로 터질 경우 손실 흡수 능력마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전망도 암울하다. 고금리 시기 유치했던 예금의 만기가 도래하며 이자 비용 감소가 예상되지만, 부실 PF 정리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여서다. 연체와 이자 유예 등으로 인해 이자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무수익 자산'이 지속 증가하는 점도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 자본은 줄고 빚은 늘고…레버리지 12배 '경고등'
수익성 악화는 결국 자본 적정성 훼손으로 귀결됐다. 대규모 적자 누적으로 인해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2233억원에서 올 9월 1843억원으로 17% 이상 쪼그라들었다. 반면, 이자 수익 확보를 위해 자산 규모는 오히려 20% 이상 늘리면서 레버리지 배율은 8.1배에서 12.2배로 수직 상승했다. 자산은 늘어나는데 이를 지탱할 자본은 줄어드는 기형적인 구조가 심화된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역시 같은 기간 14.0%에서 12.8%로 하락했다. 3분기 중 600억원 규모의 후순위 예금을 유치하며 보완자본을 확충, 급한 불은 껐지만 근본적인 이익 창출력이 훼손된 상황에서 자본 비율 방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기평은 바로저축은행이 단기간 내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PF 관련 추가 손실 가능성이 상존하는 데다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통한 자본 비율 제고 여력도 제한적이어서다. 부실채권을 펀드에 매각해 익스포저를 줄이는 시도도 하고 있지만, 대부분 해당 펀드에 다시 출자자로 참여하는 구조라 실질적인 리스크 해소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의 한 전문가는 "바로저축은행의 경우 브릿지론 비중이 워낙 높아 부동산 업황 회복 없이는 건전성 개선이 요원한 상황"이라며 "부실 정리가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유상증자와 같은 대주주의 과감한 자본 투입 없이는 재무 건전성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자체적인 펀더멘털 개선보다는 외부 자본 수혈이나 고강도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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