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트럼프 2기 통상정책 직격탄···영업익 46.6% 감소
산업계 ‘어닝 쇼크 도미노’ 현실화 우려

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 2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어닝 쇼크’ 현실화를 알렸다. 반도체 산업 부진, 미국발 관세 충격, 글로벌 수요 위축이라는 복합 악재가 한국 제조업의 수익성을 정면으로 흔들고 있다.
■ 삼성전자, ‘반도체의 역풍’···영업이익 4.6조로 '반토막'
삼성전자는 8일 발표한 실적 발표에서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4조원,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외형은 전년 동기와 거의 동일했으나 특히 영업이익이 55.9%나 감소, 증권가 전망치(영업이익 6.2조 원)를 25% 이상 하회하는 성적표를 내타냈다.
반도체 부문(DS)의 부진이 뼈아팠다. HBM3E 12단 제품이 엔비디아의 인증 지연으로 양산 출하에 차질을 빚으며 매출 기여도가 낮아졌다. 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에 비해 삼성의 대응력이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nm 파운드리 수율 이슈로 인해 대규모 고객 확보에 실패하며 비메모리 수익성도 크게 악화했다. 여기에 갤럭시 S25는 경기 침체로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TV·가전 부문 역시 미국 관세 인상과 물류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폴더블 신제품 출하 ▲10nm급 1c D램 양산 ▲AI 반도체 고객 확보 확대 등을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 LG전자, 트럼프 2기 통상정책 직격탄···영업익 46.6% 감소
LG전자도 전날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매출액 20조7400억원, 영업이익 639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4%, 영업이익은 46.6%나 줄며 시장 기대치(8470억원)를 크게 하회했다.
가장 큰 실적 악화 요인은 미국 통상정책 변화다.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TV·가전 관세(보편 10%, 철강·알루미늄 50%)가 직격탄이었다.
MS(홈엔터테인먼트) 사업도 부진했다. TV 판매량이 글로벌 수요 위축과 경쟁 심화로 급감했고 물류비 증가, 마케팅비 상승도 실적 하락을 부채질했다. 여기에 LCD 패널 가격 상승에 따라 재고 처리 부담도 떠안은 상태다.
다만 생활가전과 B2B 부문(전장·HVAC)은 선방하며 기본 수익성을 유지했다. LG전자는 하반기 ▲웹OS·D2C 전략 강화 ▲전장 수주 확대 등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할 방침이다.
■ 산업계 ‘어닝 쇼크 도미노’ 현실화 우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실적 반토막’이라는 결과를 마주하며 국내 산업계 전반에 어닝 쇼크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생태계에서 삼성이 SK하이닉스와 기술 격차가 확대되고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경기 둔화, 인플레이션 지속 등과 맞물려 소비심리가 악화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삼성과 LG 모두 글로벌 패권 경쟁의 직간접 영향을 받고 있다”며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도 불구하고 인증·수율 등 내부 경쟁력이 따라가지 못하면 경쟁사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2분기 한국 대표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공급망과 기술 경쟁, 통상 장벽이라는 삼중 리스크에 동시에 직면한 고비로 평가된다”며 “하반기 실적 반등 여부는 신기술 대응력과 글로벌 전략 재정비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예결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