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공급 시장 과잉 코앞···출혈경쟁에 수익성 하락 우려

[예결뉴스=신세린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올해 ‘좌초자산화’가 우려되는 모잠비크 가스전 ‘코랄 노스(Coral North)’ 사업에 투자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지며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가스공사는 지속적인 손실이 예상되는 기존 코랄 사우스(Coral South=코랄 술) 가스전 사업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약 10조원 규모에 달하는 코랄 노스 프로젝트 타당성 조사를 위한 용역을 발주한 데 이어 기획재정부의 KDI예비타당성조사(예타) 승인을 거쳐 10% 지분 사업 참여를 확정할 계획이다.
앞서 공사는 2007년 모잠비크 Area4 광구 10% 지분을 참여했으며 2017년 모잠비크 동북부 해상 약 60~80km에 위치한 코랄사우스 프로젝트에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공사는 2022년까지 적자를 냈다. 그해 11월 첫 LNG생산을 시작, 지난해부터 수백억원의 매출액을 내고 있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투자금 회수도 난망한 상황이다.
이에 기후단체 ‘기후솔루션’은 공사 측에 기존 사업과 더불어 코랄 노스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수차례 공개 청구했으나 사측은 영업상의 비밀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해 왔다.
결국 기후솔루션은 6일 공사가 공개 거부한 것에 대해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을 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공기관은 예비타당성조사의 결과에 관한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공사가 현재 기후·인권 문제로 좌초자산이 될 확률이 큰 모잠비크 가스전에 수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타당성 조사 결과 공개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게 기후솔루션 측 설명이다.
기후솔루션 관계자는 “정보공개법 입법목적과 취지에 따르면 국민의 참여와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정보공개가 원칙이며 정보공개의 예외로서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는 지는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가스공사의 공개 거부 사유인 ‘경영·영업상의 비밀’이 있다면 해당 부분을 제외하고 타당성 평가 내용만 공개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모든 정보 일체가 비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무엇보다 정보공개법의 취지에 입각해 국민의 알권리가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모잠비크 가스전 개발사업 프로젝트 개요 (자료=기후솔루션)
한편, 모잠비크 가스전 개발사업은 모잠비크 카보 델가도(Cabo Delgado)에 매장된 가스를 추출하는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사업으로, 1광구(Area 1)부터 6광구(Area 6)까지 총 6개 광구로 분할돼 단계적인 상업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 중 한국과 연관된 곳은 1광구와 4광구다. 공사는 2008년부터 올 4월까지 모잠비크 가스전 사업에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또한 4광구의 지분 10%를 매입, 현재 보유 중이다.
또한, 코랄 노스 프로젝트는 2027년부터 2052년까지 연간 약 350만 톤의 가스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총사업비는 약 9조4304억원(약 70달러)에 달한다.
여기엔 한국수출입은행 및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금융기관도 혈세 약 2조5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코랄 사업 운영자금 부족을 이유로 2017년 사업 시작 당시 투자금으로 산정된 금액에서 25.4%(약 1537억8470만원)을 증액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1분기 약 43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른바 ‘밑빠진 독에 물붓기’인 셈이다.
특히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원개발사업이 대규모로 추진됨에 따라 장차 LNG 시장은 과잉 공급으로 수익성 하락을 겪을 위험에 놓인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가 올해 4월 전망한 바에 따르면 향후 수년 내에 세계 천연가스 공급과잉은 수십년 만의 최대치에 달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렇게 좌초자산 확률이 높은 프로젝트에 수조원을 투자할 만큼 가스공사의 재무가 탄탄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수금은 15조7689억원으로 최대치를 갱신했으며 매출 또한 전년 대비 13.9%, 영업이익은 36.9%나 각각 감소했다.
기후솔루션 가스팀 오동재 팀장은 “한국가스공사의 현재 재무 상황을 고려해 가스공사는 공기업으로서 국민의 세금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땐 보수적으로 재무 결정을 내려야 하며 의사 결정 시 책임을 져야 한다”며 “특히 모잠비크 프로젝트는 좌초자산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사업의 수익성, 수익 회수 가능성 등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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