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출자, 2028년 한전채 발행한도 2배로 줄면 한도 1조 늘리는 데 그쳐
송변전 사업 국가기간 전력망 미지정···입지선정 특례 못 받아 지연 우려
[예결신문=김민준 기자] 내년 메가프로젝트 전력 인프라 예산 1조5488억4600만원 가운데 8500억원(54.9%)이 한국전력공사 출자와 전기요금 할인 지원에 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송·변전 설비를 짓는 한전 국고보조사업은 1264억3700만원(8.2%)이다. 반도체산단 용수 공급을 맡는 한국수자원공사 출자는 법정 최소 지원액보다 329억원 적게 편성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29일 발간한 '202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한전 출자 5000억원이 2028년 이후 한전채 발행한도를 1조원 늘리는 데 그친다고 분석했다. 요금 할인 지원 3500억원은 '본래 성장동력계정의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전력 예산 중 설비 투자 45%…송변전 사업은 국가기간 전력망 지정 못 받아
정부는 지난 6월 반도체, 피지컬AI, AI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 이에 필요한 전력 분야 예산을 내년 처음 편성했다. 8개 사업이 모두 신규다. 360억원은 전력산업기반기금, 나머지 1조5128억4600만원은 미래대응기금에서 나간다.
가장 큰 사업은 한국전력거래소가 수행하는 송전단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지원으로 5724억900만원(37.0%), 보조율은 50%다. 한전 송·변전 보조는 수요유치형 변전소 구축 657억8200만원, 전기품질 안정화설비 360억원,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 196억원 등 5개 사업이다. ESS와 송·변전 보조를 합친 설비 투자는 6988억4600만원으로 전체의 45.1%다.
송·변전 사업은 대부분 345kV 이상 설비지만 지중화 지원사업을 빼면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상 국가기간 전력망 설비로 지정되지 않았다. 지정을 받지 못하면 입지선정 기간 단축 등 특례 없이 전원개발촉진법 절차를 밟아야 해 사업 지연이 우려된다.
특별법은 국가가 개발사업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지만 지원 기준을 정할 시행령 규정은 2025년 3월 법 제정 이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이를 반영한 시행령·시행규칙은 지난 9월23일 입법예고됐다.
한전 출자 누적적자 이자 절반 기준 산정…요금할인 3500억은 복지성 지출
한전 출자 5000억원은 1961년 상장 당시 자본금 출자 이후 두 번째 출자다. 2021~25년 누적적자 36조1000억원에 따른 이자 약 1조원의 50%로 산정했다. 2021년 이후 3조2098억원에 묶여 있던 자본금은 3조7098억원으로 15.6% 늘어난다.
출자는 자본금을 늘려 한전채 발행한도를 키운다. 다만 2027년 말 5배 특례가 끝나 한도가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2배로 돌아가면 5000억원 출자로 늘어나는 한도는 1조원이다. 한전도 사채발행배수가 2029년까지 2배 이내로 내려가지 못한다고 전망했다.
요금 지원 3500억원은 복지할인 1970억원과 특례할인 1530억원이다. 복지할인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장애인·유공자 241만호 지원 규모의 50%이고 특례할인은 학교 냉난방 1400억원과 FTA 농가 130억원이다.
국회 예정처는 이 사업이 취약계층과 특정 계층의 요금 부담을 덜어주는 사회복지 정책이라는 점을 들어 성장동력계정 편성이 타당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매년 고정적으로 나가야 할 3500억원을 추가세수에 기대는 기금에 두면 재원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수공 출자 2500억 법정 최소치에 329억 미달…지원비율 고시도 미제정
용수 분야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 출자 2500억원이 새로 편성됐다. 국가수도기본계획의 광역상수도 국고 지원율 30%와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의 지원율 50~100% 사이의 차액을 메우는 돈이다.
호남권 반도체산단 용수 4개 사업 총사업비는 1조4145억원이다. 50% 기준 국고 지원액 7073억원에서 30% 기준 4244억원을 빼면 2829억원이다. 정부는 재정 투자여력을 고려해 이보다 329억원 적게 편성했다.
지원비율을 정할 산업통상부 고시도 아직 없다. 수공의 광역상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2021년 92.6%에서 2025년 78.1%로 떨어졌고 영업손익은 1123억원 이익에서 778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국회 심사에서 한전 재무 지원 8500억원과 설비 투자 6988억4600만원을 나눠 검증하고 요금 지원 재원을 안정적인 회계로 옮기는 방안이 함께 검토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규환 예정처 예산분석관은 "이번 출자만으로는 한전이 법정 한도배수를 지키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하며 "다만 메가프로젝트와 재생에너지 설비 구축으로 한전 사채 발행이 더 늘어날 전망인 만큼 지속적인 출자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결신문 /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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