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2차전지 소재·자동차 컨센서스 하회···한국전력 영업이익 60.8% 감소 전망
상선 밖에서 성장 찾는 조선···발전용 엔진 4.0GW 증설, 미국 군함 디자인 11월 발표
[예결신문=김민준 기자]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1421원으로 전분기보다 5.6% 내리면서 수출 제조업 실적이 업종별로 갈렸다. 반도체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환율 영향을 상쇄했다. 반면 조선과 이차전지 소재, 자동차는 영업일수 감소와 원화 강세가 겹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 전망이다.
14일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177조8638억원이다. 반면 조선 3사 중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이차전지 소재 기업 대부분, 현대차와 기아는 컨센서스 하회가 예상됐다.
메모리 가격이 환율 상쇄…반도체 양강 영업이익 177조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5조16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64.4% 늘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가 지난 8일 발표한 잠정실적은 107조4000억원으로 이 전망치를 웃돌았다. SK하이닉스는 72조6990억원으로 538.6% 증가가 예상되지만, 컨센서스 77조2214억원에는 못 미친다.
SK하이닉스의 예상보다 부진한 원인은 환율이다.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은 D램 매출의 약 20%다. 다만 그동안 평균판매가격을 끌어내리던 HBM이 3분기부터 HBM4 물량 증가와 함께 긍정적 요인으로 바뀔 전망이다.
3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삼성전자 18.0%, SK하이닉스 17.3%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서 장기공급계약의 구속력이 강해지고 공급 부족도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 영향이다. 시장은 신규 웨이퍼 생산이 늘어나는 2028년의 공급 과잉을 우려하지만 이를 지금 판단하기는 이르다.
전력기기도 환율 영향을 외형 성장으로 메울 전망이다. LS ELECTRIC의 영업이익은 2076억원으로 105.9% 늘어 컨센서스를 웃돌 전망이다. 북미 수출 확대와 제품 가격 인상, 초고압 변압기 증설 효과다. HD현대일렉트릭은 2843억원으로 15.1% 늘지만, 환율 하락 탓에 컨센서스 3161억원을 소폭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전력기기 주가 조정의 원인은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이다. 다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다. 상반기 지방정부 결의안 기준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 채택은 294건으로 전년의 4배를 넘었지만, 주 전역에 모라토리엄이 선포된 곳은 뉴욕과 텍사스뿐이어서다.
영업일수·환율에 조선 컨센서스 하회···LNG선 선가 1% 하락
조선은 하계 휴가와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 환율 하락, 임금 협상 비용이 겹쳤다. HD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은 9011억원으로 전년보다 61.7% 늘지만 컨센서스 1조119억원을 밑돈다. 한화오션도 5051억원으로 컨센서스 5695억원에 못 미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만 3545억원으로 컨센서스 3470억원을 소폭 웃돈다.
9월 말 기준 글로벌 상선 발주량은 1억4500만GT로 전년보다 108% 늘었다. 하지만 한국 조선사의 주력인 174K LNG선 신조선가는 2억4600만달러로 연초보다 1% 내렸다. 상선 외 수주가 성장성의 열쇄다. HD현대중공업은 발전용 엔진 생산능력을 0.7GW에서 4.0GW로 늘려 데이터센터향 수주를 노린다. 미국 정부는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할 군함 디자인을 11월 발표할 예정이며 한국의 충남급 호위함이 일본 모가미급, 튀르키예 이스탄불급과 함께 거론된다.
공기업 실적도 꺾일 전망이다. 한국전력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2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6519억원보다 60.8%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중동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한국전력의 계통한계가격(SMP) 인상과 한국가스공사의 LNG 도입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미국 정부가 대미투자 재원 2000억달러로 추진하는 프로젝트에는 대형 원전 8기(1200억달러)가 포함됐다. 한국형 원전 APR1400으로 진행되면 국내 EPC 수주 규모는 AP1000 대비 최대 3배다.
이차전지 소재·자동차 기대치 밑돌아…화장품은 ODM이 버팀목
이차전지는 셀과 소재가 엇갈린다. 삼성SDI는 GM 합작법인 청산 보상금 약 1500억원이 반영되며 영업이익 2603억원으로 컨센서스 1069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반면 엘앤에프는 116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리면 영업이익이 20억원대 줄어드는 구조인 데다 9월 리튬 가격이 20% 가까이 떨어졌다. 12월 유럽 산업가속화법(IAA) 표결과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의 유럽 승인 투표가 연말 반등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조4028억원으로 전년보다 5.3%, 직전 분기보다 15.7% 각각 줄어 컨센서스 2조9248억원을 크게 밑돌 전망이다.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국내 판매가 부진했다. 기아는 2조3327억원으로 59.5% 늘지만 컨센서스 2조5616억원에는 못 미친다.
화장품은 수출 호조 속에서도 환율 민감도에 따라 갈렸다. 3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39% 늘었다. 환율 영향이 적은 ODM 코스맥스는 영업이익 772억원(+80.6%)으로 역대 최대가 예상된다. 반면 해외 비중이 높은 브랜드사 에이피알은 1701억원으로 컨센서스 1969억원을 밑돌 전망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시장 예상보다 긍정적인 메모리 판가 인상이 이어지는 만큼 메모리 업체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이 장기공급계약의 실적 반영을 확인하길 원하고 있어 주가는 급격히 오르기보다 완만하게 우상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예결신문 /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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