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결신문=김지수 기자]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매입임대 예산 집행 과정에서 수요 예측 실패와 이에 따른 집행 지연이 발생되고 있다.
2024년 매입임대 ‘계획량 미달 126호’로 이월액 546억원이 발생했고 같은해 미임대 주택 71호에 대한 입주자 모집 공고도 있었다. 올해에는 분양 잔여세대 무순위 청약과 행복주택 예비입주자 추가모집이 반복됐다. 9월 17일 동탄 A78BL 국민주택에서 잔여 6세대 무순위 모집, 24일 평택 고덕 A4BL 무순위 모집이 진행됐다.
또 오늘(25일)은 경기행복주택 16개 지구 예비입주자 추가모집 공고가 올라왔다. 명칭은 다르지만 모두 미분양·미임대 또는 계약 포기 등으로 발생한 잔여 물량 처리 성격이다.이는 매입–임대 전환 과정의 지연과 재고 관리 미비를 드러내는 사례로, 수요 예측 실패와 집행 지연이 발생한다는 징후다.
GH가 작년까지 드러난 1가구 기준 평균 매입약정가 3억4000만원, 기축매입가 2억4000만원을 지출했다는 것에 비춰보면 공가가 길어질수록 자본의 유휴비용과 행정·마케팅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점에서 더욱 정교한 집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GH는 2025년 지출 총계 6조2858억원으로, 재무활동 2조4418억원, 토지개발·분양 2조3191억원, 임대 4751억원, 예비비 2000억 등이 포함됐다. 사업예산 8279억원에는 영업외 4354억원, 행정운영 1417억원, 대행 985억이 잡혀 있다. 특히 재무활동이 전체의 38.9%를 차지해 이자·차환·상환에 자금이 묶이는 구조가 두드러진다.
작년 요약 재무제표에 따르면 GH의 자산은 20조1400억원, 부채 14조6600억원, 자본 5조4800억원이다. 부채 비율은 약 268%로, 공기업 특성상 레버리지가 불가피하다 해도 재무활동 비중이 큰 예산 구조와 맞물려 금리 압박이 상당하다. 결국 미집행·이월이 발생할 경우 이자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확인된다.
이 경우 ▲매입 타이밍·입지 부적합: 매입–배정 간 공백으로 공가 보유비용 증가 ▲이월관리 실패: 연간 수백억원 규모 세금 낭비 ▲재무활동 과중: 2025년 재무활동이 전체의 4할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집행 실패는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진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GH는 올해 토지·분양 2조3200억원, 임대 4751억원 등을 통해 공급 파이프라인을 유지하며 행복주택·전세임대형 사업 등 계층 맞춤형 주택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경영공시와 이사회 의결 현황 공개가 비교적 신속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공급량뿐 아니라 매입→배정→계약→입주 회전율 관리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GH는 매입–임대 전환 정밀도가 관건이다. 미임대·이월은 불가피할 수 있으나, 사전 수요 검증과 입지·생활권 적합성 평가, 공가 일수 KPI 도입만으로도 재무활동 지출을 줄일 수 있다. 같은 자금으로 더 많은 입주 효과를 내기 위해 관리 체계 고도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사전 수요 검증 의무화: 매입 전 생활권 수요지수·통근 접근성 점수화, 임대가·보증금 상한 표준화 ▲공가 KPI 공개: 단지별 공가 일수·미임대 사유·해소율 월별 공시, 90일 초과 공가는 가격·입지 재조정 ▲이월제로 플랜: 분기별 이월 상한(예: 5%) 설정, 초과 시 내부심사 및 집행 캘린더 조정
▲재무활동 축소 로드맵: 차환 단순화·금리 헤지·분양/임대 동기화로 3년 내 기존 2조4400억원 비중 단계적 축소 ▲이사회 안건 적합성 점검: 핵심 미션 외 사업은 재무·수혜 효과 사전평가 의무화 등이 필요하단 분석이다.
■ 간단 요약
• GH 2025 예산 6.29조 중 재무활동 2.44조(38.9%)⸱⸱⸱레버리지 부담 심화
• 임대 전환 정밀도 부족
• 수요 검증·공가 KPI·이월 상한·재무활동 축소로 집행 품질 개선 시급
■ 자료·출처
• GH 2025년도 지출예산 총괄
• GH 2024 재무현황
• 경기도의회 2024년도 정산검사 결과
• 미임대분 입주자 모집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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