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갭투자 수단으로 변질된 전세대출 구조⸱⸱⸱상위 30%가 대출 잔액의 63.7% 차지
공공택지 헐값 매각이 특정 자본의 '벌떼 입찰'과 1조원대 이익 독점 경로로 전락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6.2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주택 시장이 거래 절벽과 가격 하락세를 동시에 겪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공급 확대'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상회하는 상황에서도 '공급 부족' 담론이 반복되는 배경과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본질적인 과제를 짚어본다.
■ 주택보급률 102.5% 착시와 수요 통제의 필요성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102.9%에 달한다. 산술적으로는 가구 수보다 주택 수가 더 많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집이 부족하다는 아우성이 끊이지 않는다. 이는 다가구주택, 빈집, 노후 주택 등 물리적 주택의 질적 차이와 지역별 수급 불균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원인이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의 시장 불안이 단순한 물량 부족이 아닌, 금융 구조의 왜곡에서 기인한다고 진단한다. 특히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전세대출이 투기 수요를 뒷받침하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28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전체 190조원 규모의 전세대출 중 60% 이상이 상위 30% 고소득층에 집중돼 있다. 이는 전세대출이 서민 보호라는 명분과 달리 고소득층의 갭투자를 지원하고 전세가 상승을 유발, 결국 매매가를 밀어 올리는 악순환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방증이다.
■ LH의 택지 매각 구조가 낳은 민간 건설사의 부당 이익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 방식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LH가 공공 목적으로 수용한 땅을 민간 건설사에 매각하는 기형적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호반건설은 이른바 '벌떼 입찰' 방식을 통해 공공택지를 낙찰받아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적발 사례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두 아들의 회사에 공공택지 23곳을 넘겨주었으며 이를 통해 거둔 분양 매출만 5조8575억원, 분양 이익은 1조3587억원에 달한다.
당시 이들의 분양 수익률은 33%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공정위가 과징금 608억원을 부과했으나, 1조원대의 이익에 비하면 솜방망이 처벌일 뿐이다.
'토지+자유연구소' 남기업 소장은 "공공이 민간의 토지를 수용하는 근거는 헌법 제23조 3항에 명시된 '공공 필요'다. 그러나 이를 다시 민간 건설사에 매각하는 순간 그 헌법적 근거는 사라진다"며 "매각형 택지 공급은 건설사와 최초 분양자에게만 투기 이익을 몰아줄 뿐 국민 주거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특히 그는 "'공공 필요'가 사라진 상태에서 택지를 분양받은 건설사가 그 위에 집을 지어 팔든 상가를 지어 팔든 일단 분양된 부동산은 투기의 대상이 되어 계속 가격이 오르고 그 이익은 국민이 아인 건설사와 최초 분양자 및 그 이후의 소유자가 누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매각형 택지공급 방식이 국민 주거 안정에 이바지하기가 어려운 배경이다.
■ 본질적 대책은 '부동산 금융과 택지 개발' 정상화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공급 확대보다 전세대출 규제와 LH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세대출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해 고소득층의 투기성 대출을 차단하고 LH가 조성한 토지는 매각하지 않고 공공이 보유하며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또한, 본질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전세 제도도 문제다. 전세 제도의 대안으로 월세의 보편화가 거론되지만 이는 곧바로 "월세는 없어지는 돈"이라는 반발에 직면한다.
이에 대해 박 평론가는 "하지만 이는 '대출 이자도 결국 없어지는 비용'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특히 최근처럼 월세 수익률이 낮아지는 시장에서는 월세 전환이 오히려 세입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건설 자본이 공공택지 개발로 얻은 고수익을 바탕으로 언론사를 인수하거나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시장 왜곡 구조를 공고히 하고 있다"며 "LH 구조 개혁 없이 아파트를 더 짓는 것은 민간 업자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의 시장 상황은 단순히 주택 공급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의 개혁 의지가 언론과 밀착한 건설 자본의 저항을 뚫고 시장의 구조적 결함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가 향후 부동산 시장의 명운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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