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2%에서 폭락한 수준으로, 한국경제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2024년 연간 성장률도 2.0%에 머물러 당초 한국은행 예측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낮아진 이유는 대표적으로 ▲12월 초 내란사태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예상보다 심화한 건설경기 부진 등이 꼽힌다.
이런 내수 경기 부진은 소비심리 위축과 고용시장 절벽, 건설경기 부진 장기화 등으로 이어지며 올 상반기 국내 경기도 암울할 전망이다. 성장의 내용을 볼 때 성장 둔화 리스크가 확대될 위험이 커졌다는 점에서다.
이에 투자 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당 기간 통화 및 재정 정책을 통해 저성장 압력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3일 iM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제는 우선 내수 경기 부진 심화가 곳곳에서 확인됐다. 정치 불확실성 리스크와 더불어 건설투자 부진 등으로 내수 부문의 성장기여도는 3분기에 전기 대비 0.8%p에서 4분기에는 0.0%p로 제자리를 보였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0.1%p를 기록하지 않았다면 역성장을 기록했을 수치다.
소비심리의 급격한 위축과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기록하는 고용절벽 현상으로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는 3분기 전기 대비 기준 0.3%p에서 4분기 0.1%p로 둔화됐다. 문제는 소비심리 둔화 현상이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어 올 1분기 중 민간소비 증가율이 더욱 둔화될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내수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설경기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분기 전기 대비 –0.5%p였던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는 4분기에는 -0.5%p로 내수 경기는 물론 전체 성장률 둔화의 주범이 됐다,
iM증권은 “건설경기 부진 현상도 상반기 중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여전히 내수 등 국내 경기의 하방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순수출 기여도가 그나마 4분기 전기 대비 0.1%p로 3분기 -0.8%p에 비해 개선되면서 역성장을 막는 역할을 했지만, 올해 상반기 수출경기의 경기 방어력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2기 관세정책이 우려보다는 지연되거나 유연하게 추진될 가능성도 있지만 당분간 국내 수출에는 부담을 줄 공산이 높다. 지난해 국내 경기를 대미국 수출이 견인해왔음을 고려할 때 트럼프 2기 관세정책 방향에 따라 국내 수출경기가 큰 타격을 받을 위험은 잠재해 있다.
4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기 대비 1.6%(전년동기 4.9%)로 상대적으로 양호했지만, 수출 모멘텀 둔화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 지속 등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 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여지가 있다.
투자와 관련해 주목되는 또 다른 부정적 시그널은 무형자산투자(지식재산생산물투자)의 부진이다. 글로벌 경기와 산업을 이끄는 기술혁신 사이클과 높은 연관성이 있는 무형자산 투자가 사실상 답보상태인 데다 연간 지식재산생산물투자 증가율이 전년 대비 0.7%라는 것은 앞으로도 국내 성장 동력이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GDP 성장률 1.5% 예상···추가 둔화도 가능성에 추경 필요
iM증권은 올해 GDP 성장률을 1.5%로 하향하며 트럼프 정책 리스크에 따라 추가 둔화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경기와 관련, 올 한해 수출 등을 통한 대외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우리 경제 스스로 성장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수 경기의 추가 둔화를 막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금리인하와 더불어 추경 등의 집행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특히 경기부양 정책이 지연되거나 정치 불확실성 리스크가 장기화한다면 상반기 경기가 어디까지 추락할지 가늠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반등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 행보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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