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4.6조에 그쳐⸱⸱⸱시장 컨센서스 대비 27% 하회
SK하이닉스·마이크론 주도권 강화 속 HBM4 전환이 차기 핵심 변수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고 있으나, 세계 최대 메모리 공급사인 삼성전자는 공급망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9일 발표한 2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통해 연결 기준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증권가가 전망한 6조3000억원 대비 약 27% 낮은 수치다. 직전 분기 기록한 6조6900억원과 비교해도 이익 규모가 크게 줄었으며, 2조4300억원을 기록했던 작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5세대 HBM(HBM3e)의 수율 문제와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품질 인증 통과 지연이 꼽힌다.
■ HBM3e 품질 인증 3차례 불발에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지연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극대화한 메모리로, AI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성능을 좌우하는 필수 요소다. 삼성전자는 최신 제품인 HBM3e를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Blackwell)' 시리즈에 공급하기 위해 품질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반도체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6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인증에 실패했다. 다음 인증 일정은 9월이다. 기술적인 결함으로는 제품 구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열 조절 실패와 과도한 전력 소모 문제가 거론된다.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경쟁사들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주도권을 잡았고, 마이크론은 12단 적층 HBM3e를 앞세워 차기 모델인 블랙웰 울트라 B300 탑재를 확정했다.
AMD가 삼성전자의 HBM3e 도입을 검토 중이나, 전체 AI GPU 시장 내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실제 2024년 기준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은 1152억 달러를 기록한 반면, AMD 인스팅트(Instinct) 라인업 매출은 50억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 HBM4 기술 표준 선점과 첨단 패키징 역량 강화가 생존 관건
삼성전자는 하반기 중 6세대 HBM(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창출에 나선다는 방안이다. 현재 시장은 HBM4 도입 시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루빈(Rubin) GPU와 AMD의 MI400 시리즈 모두 차세대 메모리 표준으로 HBM4를 채택했다.
HBM4 공정에서는 TSMC의 CoWoS(Chip-on-Wafer-on-Substrate)와 같은 첨단 패키징 기술이 제품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보유한 종합 반도체 역량과 패키징 기술력이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물리적 제약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단순한 메모리 제조를 넘어 시스템 통합 역량을 확보하고 엔비디아 외에도 인텔, 퀄컴 등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전략적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HBM 시장을 선도하던 삼성전자가 기술 검증 단계에서 연거푸 차질을 빚으며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며 "다가오는 HBM4 시대의 설욕 여부는 하반기 인증 결과와 양산 성공 가능성에 달려 있으며, 이것이 향후 메모리 사업 전체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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