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총액 관리 부실 및 부처별 사업 선정의 낮은 정합성 제도적 보완 시급
정성적 만족도 위주 성과지표 한계⸱⸱⸱실질적 성평등 기여도 평가 강화 필요
[예결신문=신하연 기자]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6년도 성인지 예산안 규모가 26조79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도 본예산인 25조7312억원 대비 4.1% 증가한 수치로, 총 34개 중앙관서의 265개 세부사업을 대상으로 한다. 회계별로는 일반 및 특별회계 예산 사업이 196개로 12조1951억원을 차지하며, 기금 사업은 69개로 14조5982억원이 편성됐다.
30일 국회예산정책처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6년도 성인지 예산은 특정 부처에 대한 재원 집중 현상이 뚜렷하다. 고용노동부가 9조3208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중소벤처기업부 8조513억원, 보건복지부 5조7002억원 순이다. 이들 상위 3개 부처의 예산 합계는 23조723억원에 달해 전체 성인지 예산의 85.8%를 차지한다.
기획재정부 총량 관리 부실 및 통계 오류
성인지 예산의 총괄 관리 부처인 기획재정부의 통계 관리 시스템에서 심각한 오류가 확인됐다.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예산서 총괄표와 개별 부처의 사업 설명서 수치가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다수 발견된 것이다. 국방부의 경우 2025년 성인지 예산 확정치가 912억7700만원임에도 총괄표에는 1177억2800만원으로 잘못 기재됐다.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사업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드러났다. 세부사업이 분리되거나 개편되는 과정에서 전년도 확정 예산액이 실제와 다르게 표기됨으로써 연도별 예산 추이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정부가 성인지 예산의 전체 규모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기초적인 데이터 검증조차 소홀히 하고 있다는 의미다.
사업 선정의 정합성 결여와 형식적 운영
성인지 예산 사업 선정 기준의 모호성도 지적된다.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에 따른 부처별 실행 목표와 실제 성인지 예산 사업 간의 연계성이 부족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행정안전부의 경우 공공기관 내 성희롱 근절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으나, 정작 성인지 예산 사업으로는 북한이탈주민 지원이나 재난관리 인력 양성 사업을 선정해 정책 목표와의 상관관계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국가성평등지수 영역 분류의 적절성 문제도 제기됐다. 대법원의 직장보육시설 지원 사업은 실질적인 돌봄 지원 성격이 강함에도 양성평등의식 영역으로 분류됐으며 경찰청의 신임순경교육 사업은 여성폭력 영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런 부적절한 분류는 성인지 예산이 어느 분야에 실질적으로 투입되고 있는지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제공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성과지표의 질적 한계와 개선 과제
현재 성인지 예산 사업의 성과지표는 대부분 참여자 수나 단순 수혜율, 만족도 조사 등 소극적인 지표에 치중돼 있다. 이는 해당 사업이 우리 사회의 성평등 수준을 실제로 얼마나 개선했는지 측정하기에 한계가 명확하다. 교육부의 대학 내 성범죄 근절 사업이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여성 과학기술인 육성 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실질적인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결과 지향적 지표 도입이 시급하다.
지역 단위의 성인지 예산 집행에는 지자체의 재정 여건과 공식적인 재정자립도를 고려한 정교한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역별 인구 구조와 고용 환경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일률적인 예산 배분은 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이유다. 특히 성인지 예산이 지역 사회의 양성평등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자발적인 참여와 재정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 김주현 경제분석관 "성인지 예산제도가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 차원의 철저한 총량 관리와 데이터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부처별 정책 목표와 예산 사업 간의 정합성을 높이고, 만족도 위주의 지표에서 벗어나 실제 성평등 기여도를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 성과지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제도 안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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