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원 및 R&D 사업 감축 효과 산정 방식 객관성 확보 관건
부처별 상이한 분류 기준과 중장기 전략 부재 등 제도적 보완 시급
[예결신문=신하연 기자]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6년도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안 규모가 16조80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예산인 12조526억원과 비교해 39.4% 증가한 수치로 제도 도입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이번 예산안은 17개 중앙관서의 347개 세부사업을 대상으로 하며 실제 감축에 직접 기여하는 감축예산 규모는 11조9560억원에 달한다.
29일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2026년도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은 수송과 산업 부문에 재원이 집중된 것이 특징이다.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부문별로 살펴보면 수송 부문이 4조5281억원으로 전체 감축예산의 37.9%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이어 산업 부문이 2조5060억원으로 21.0%를 기록했다. 전환 부문은 1조3219억원으로 11.1%를 차지했으며 건물 부문은 1조2804억원으로 10.7%가 편성됐다.
배출 구조와 예산 배분의 불일치⸱⸱⸱수송 편중 심화
하지만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 및 전환 부문에 비해 수송 부문에 예산이 과도하게 편중돼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024년 잠정치 기준 산업 부문의 배출 비중은 41.3%에 달하지만 감축 예산 비중은 절반 수준인 21.0%에 머물러 있다. 반면 배출 비중이 14.1%인 수송 부문에는 전체 예산의 3분의 1 이상이 투입된다.
이런 예산 배분 구조는 전기차 및 수소차 보급 등 단기적인 성과 도출이 용이한 사업에 치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정량적 감축 효과 산정이 가능한 95개 사업의 2026년 감축 예상량은 약 500만톤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배출 비중이 높은 산업 공정의 저탄소 전환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중장기적 기술 혁신 투자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지원 사업의 성과 지표 부실과 산정 방식의 한계
개별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금융위원회의 산업은행 출자 녹색금융 사업이다. KDB 탄소 넷제로 프로그램 등의 지원 실적을 이행 지표로 설정하고 있으나 이는 단순한 대출 및 보증 약정 금액에 불과하다.
실제 온실가스 감축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다. 2022년부터 진행된 동 사업의 감축 효과에 대한 정보 제공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국토교통부의 대중교통비 환급 지원인 K패스 사업 역시 산정 방식의 신뢰성 문제가 지적됐다. 자가용 이용자의 대중교통 전환 비율을 간이 설문 조사에 의존하여 산출하고 있어 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 등 객관적인 활동 자료를 활용한 정교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지속가능항공유(SAF) 신원료 확보 등 연구개발 사업에서도 구체적인 감축 경로와 잠재량이 제시되지 않아 예산 투입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도 운영의 일관성 결여와 중장기 로드맵 필요성
부처별로 상이한 사업 분류 기준도 제도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산림청의 산림탄소관리 및 활용기반 구축 사업 등 일부 내역 사업은 감축 효과가 명확함에도 예산서 작성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정성 사업으로 분류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반면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일부 사업은 정성적 내역이 대부분임에도 세부사업 전체가 정량 사업으로 과대 계상되는 등 정보의 왜곡 가능성이 상존한다.
또한 현행 제도가 단년도 개별 사업 중심의 회계적 운영에 매몰돼 중장기 감축 로드맵과의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대규모 기후 예산 투입이 지역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재정 여건과 공식적인 재정자립도를 고려한 맞춤형 보조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 지역별 온실가스 배출 특성에 맞춘 세밀한 지원이 이루어질 때 국가 전체의 감축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국회예산정책처 이진희 경제분석관은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도는 단순히 감축 관련 사업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국가 재정 정책 전반이 탄소중립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되어야 한다"며 "현재의 단년도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중장기 감축 전략과 연계된 성과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부처 간 상이한 분류 기준을 표준화하여 예산 정보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예결신문 / 신하연 기자 beliga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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