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 생산 우선 대응 가능···그러나 외형 성장세는 꺾인다
설비복구 위한 Capex 1조2천억 추산···차입 리스크 현실화
재무지표 변동성 확대···영업현금흐름 악화 우려

지난 19일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는 단순한 설비 피해를 넘어 글로벌 타이어 공급망과 회사의 중장기 재무안정성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광주공장은 금호타이어 전체 생산능력의 약 20%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으로, 특히 고수익 구조의 교체용 타이어(RE) 및 고인치 제품생산에 특화돼 있었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높은 RE 매출 비중 축소, 중장기적으로는 설비 재건 과정에서의 대규모 자본지출(Capex) 및 차입 부담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
■ 생산공백 현실화···RE 중심의 고수익 구조 타격
금호타이어는 전사 연간 6246만 본의 타이어 생산능력을 보유했으며 그중 광주공장이 1200만 본 규모, 약 8917억원(2024년 기준)의 매출을 창출해 왔다. 특히 이 공장은 총생산량의 80% 이상을 수출용 RE 타이어로 구성, 이 중 약 60%는 유럽 시장으로 수출되는 등 글로벌 RE 수요 대응의 전략적 거점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이번 화재로 인해 이 같은 공급이 중단되면서, RE 제품의 수익성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희석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RE는 OE(신차용 타이어)에 비해 단가 협상력이 높고 시장가격 연동 구조로 이뤄져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RE 공급 차질은 단순 매출 감소를 넘어 수익성 하락으로 직결된다.
또한 광주공장의 고인치 타이어 비중이 약 50%에 달한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제품군 내 경쟁력도 단기적으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OE 생산 우선 대응 가능···그러나 외형 성장세는 꺾인다
국내 타이어 생산 공장 중 광주 이외에도 곡성, 평택 공장이 OE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은 존재한다. 특히 국내 완성차 OEM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OE 생산 대응은 최우선 순위로 추진될 전망이다.
그러나 RE 수출 차질, 특히 유럽향 고부가 타이어 수요 미이행은 외형 축소를 피할 수 없게 한다. 이에 따라 단기 매출 정체 또는 역성장, 나아가 판관비 부담 증가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 설비복구 위한 Capex 1조2천억 추산···차입 리스크 현실화
금호타이어는 장기적으로 광주공장의 재건 또는 대체 신공장 건설을 추진할 전망이며 현재 전남 함평군 인근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업계 기준에 따르면 100만 본 규모의 타이어 생산설비 구축에 약 1000억원의 투자가 필요하며 광주공장 수준의 생산능력 회복에는 약 1조2000억원의 Capex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자금은 보험금 수령 및 향후 광주공장 부지 매각 대금 유입을 통해 보전이 가능하나, 그 외 자금 소요에 대한 차입 조달 가능성은 매우 높다. 실제로, 이 같은 설비 복구에 따른 중단기 차입금 증가는 금호타이어의 재무 레버리지 비율을 크게 상승시킬 가능성이 제기된다.
■ 재무지표 변동성 확대···영업현금흐름 악화 우려
올 3월 말 기준 금호타이어의 광주공장 재고자산은 약 1700억원, 유형자산(토지·건물 등)은 약 3581억원으로 파악된다. 해당 자산 손실은 단기 손익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보험금 수령 여부 및 속도에 따라 영업외손실 규모는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더불어 생산 차질 장기화로 인한 영업현금흐름의 약화, 고정비 부담 지속, 외주 생산에 따른 단가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재무적 완충력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한국기업평가(KR)는 보고서에서 “금호타이어는 최근까지도 우수한 실적 기조와 함께 재무안정성 회복세를 이어왔으나 이번 화재로 인한 단기 실적 악화와 차입 부담 확대는 향후 신용도에 단기 하방 압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KR은 향후 모니터링 항목으로 ▲재해손실 규모 및 보험금 수령 여부 ▲대체 생산설비 구축 계획 및 실행 속도 ▲영업현금창출력 저하 폭 ▲차입금 증액 수준 등을 제시하며 재무안정성에 대한 집중적인 모니터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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