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도특별회계 25.1% 급증···대형 인프라 사업, 준공 후 장기 부담 경고
도시개발 '집행률 100%' 지표의 함정···실제 정주 효과 검증 전무
[예결신문=김대성 기자] 경주시 2026년도 본예산 세출 구조의 큰 틀은 사회복지(5896억원), 환경(3013억원), 국토 및 지역개발(2482억 원) 분야다. 이 세 분야와 농림해양수산(2319억원) 지출을 합산하면 전체 통합 세출의 65% 이상이 민생 인프라와 고정성 비용에 묶여 있는 형국이다.
재정 운용의 경직성이 극에 달한 만큼 투입된 뭉칫돈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지 집행 단계에서의 정밀 검증이 필요하다.
사회복지 고정비 증대와 재량재원 압박
8일 예결신문이 경주시의 2026년도 예산서를 분석한 결과 가장 큰 지출 항목은 사회복지 분야로, 일반회계 기준 32.7%(5833억원) 비중을 차지한다. 세부 부문별로는 노인복지 부문이 2678억원으로 복지 재원의 45.4%를 점유하고 있으며 보육 부문 1011.4억원, 기초생활보장 988.5억원 순이다.
이들 예산은 고령화 추세와 정부의 복지 기준에 연동된 법정·의무·매칭 지출의 성격을 지닌다. 자체 수입 비중이 21.44%에 불과한 경주시로서는 독자적으로 지출 구조를 구조조정할 수 없는 경직성 고정비다. 향후 세입 자주재원이 둔화될 경우 복지 예산의 강제 매칭 부담으로 인해 시 자체 재량사업 투자가 전면 마비될 리스크를 안고 있다.
상하수도 특별회계 비대화의 이면
환경 분야 예산 3013.8억원 중 상하수도 및 수질 부문이 2290.3억원으로 전체의 76.0%를 차지한다. 특이점은 특별회계 및 공기업특별회계의 환경 지출이 173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억원 이상 급증했다.
하수도사업특별회계는 10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5.18% 폭증했으며 수질개선특별회계 역시 42.9억원으로 126.2% 급증했다. 상하수도 인프라 확충은 단년도 예산서상의 수치 이외에도 시설 준공 후 영구적으로 뒤따르는 막대한 운영 주체 관리비와 유지보수 비용을 동반하므로 시 재정에 장기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도시개발 집행률 지표의 함정과 의회 심사 공백
국토 및 지역개발 분야는 2482억원(11.82%)으로, 이 중 도시·지역 부문에 2156.7억원이 집중 배정됐다. 성과계획서상 도시개발국의 세부 지표들은 동천~황성 도시숲 조성 토지매입, 성건동 뉴빌리지 사업 등을 포함하고 있으나 대다수 지표의 목표가 '집행률 100%'라는 형식적 잣대로만 설정돼 있다.
예산의 집행 여부(Input)가 아니라 정주 여건 개선이나 인구 유입 같은 실제적 가치 창출 효과(Output)를 측정하는 시스템 전환이 미흡하다. 더욱이 제294회 예결위 제2차 회의록 검증 결과 예산 규모가 막대한 건설과, 도시계획과, 도로과 심사는 시의원들의 별도 질의 없이 원안대로 서둘러 종료돼 심사 공백을 드러냈다.
선심성 민간 보조 예산에 대한 재정 통제 리스크
의회 심사 과정에서 일부 복지성·민간보조 예산의 산정 기준 미비가 드러났다. 교통행정과 심사에서 김소현 위원은 '어린이·청소년 무료승차 손실보조금' 사업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김 위원은 "단가를 어린이 800원, 청소년 1,200원으로 일괄 제시하여 손실보조금을 책정했는데, 시가 보전하는 전체 금액이 버스 사업자의 실제 손실분인지 아니면 특정 운송사업자(새천년미소)의 이익을 보조하는 형태인지 명확히 구별할 수 있는 투명한 산정식이 부재하다. 철저한 데이터 기반의 재정 통제 매뉴얼이 없으면 혈세 낭비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환경 행사성 보조금인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예산과 환경 대축제 경비 등 개별 부서로 분산 편성된 중복성·반복성 행사 예산들을 총량적 관점에서 통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최재필 위원은 "고3 청소년 축제에 대해 학생들이 소셜미디어나 인터넷상에서 일방적인 보여주기식 행사라며 혹평과 모멸감을 표출하고 있다"며 "행사를 하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수능 이후 수험생들에게 실질적인 위로와 힐링이 될 수 있도록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하천 구역 내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맨발길 조성 사업 역시 재정 리스크 관리 부실로 도마 위에 올랐다. 최영기 위원은 "북천자연학습단지 맨발길 조성에 6억원이라는 거액이 올라왔다. 매년 태풍이나 집중호우로 하천 범람 시 황토나 마사가 유실될 위험이 명확한데 이에 대한 뚜렷한 유실 대책이나 방재 대안도 없이 예산부터 투입하는 것은 하천 구역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실 기획"이라고 지적했다.
고질적인 시설비 이월 및 대행사업비 정산 투명성 점검 시급
시 세출 구조의 가장 큰 리스크는 대형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시설비'의 관행적 이월과 공기관 대행 사업비의 깜깜이 정산이다. 2026년도 예산에서 시설비 및 부대비는 총 4633억원 규모로 편성됐으나 매년 사전 행정절차 지연과 보상 협의 미비로 막대한 금액이 연내 지출되지 못하고 다음 연도로 넘어가고 있다.
또한, 문화재단이나 관광공사 등에 위탁하는 공기관 대행 사업(MICE 복합지구 활성화 8억원 등)의 경우 성과 지표나 원가 산정이 불분명해 예산의 효용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초부터 신속한 집행 관리체계를 가동하지 않을 경우 불용액과 이월액 증가로 인한 재정 왜곡 현상이 심화될 리스크가 크다.
■ 출처
• 2026년도 본예산서 일반회계·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 명세서
• 2026 회계연도 예산의 성과계획서
• 제294회 경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록 (1차·2차)
• 2026년 경주시 재정공시(예산기준) 정기공시안 및 주민참여의견서
예결신문 / 김대성 기자 kds7@biznews.or.kr
[저작권자ⓒ 예결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