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하반기 한국 경제는 다양한 리스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관세 갈등, 저성장 현실화, 기업 신용위험의 심화가 주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관세 갈등의 심화⸱⸱⸱상호관세 유예기한 도래
올 하반기 한국 경제에서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는 미국과의 상호관세 갈등이다.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며 이는 한국의 주요 수출 주력 업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자동차, 반도체, 철강 산업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종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아 관세 부과로 인해 수익성에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차와 같은 미국 시장에 집중적인 수출을 의존하는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면서 수익성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멕시코 공장을 활용하는 기업들은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를 통해 무관세 혜택을 유지할 수 있으나, 추가 관세 확대가 이뤄질 경우 생산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
또한, 한미 간 협상에서 원화 절상 압력과 농산물 시장 개방 요구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 저성장 현실화⸱⸱⸱경제 성장률 1.0% 전망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을 1.0%로 예상한다. 이는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더욱 현실화된다는 의미다. 저성장은 여러 경제적 요인에 기인하는데 그 중 가장 큰 요인은 수출 위축과 내수 부진이다.
이러한 경제 상황 속에서 업종별로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조선업과 방산업은 여전히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건설업과 이차전지 산업은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업들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의 불균형적인 성장을 초래할 수 있다.

■ 기업 신용위험 심화⸱⸱⸱업종별 신용등급 차별화
기업의 신용위험 역시 중요한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상반기 신용등급 변동 현황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조선업), 현대로템(방산업) 등 13개 기업의 신용등급이 상향됐다. 조선⸱방산업의 수주 잔고 확대와 수출 증가가 주효했다.
반면, 롯데케미칼(석유화학), 에코프로(이차전지), 롯데건설 등 12개 기업은 신용등급이 하향됐다. 이는 석유화학 업계의 공급 과잉, 이차전지 업황의 부진, 건설업계의 PF 부실화 등으로 인해 신용위험이 커진 탓이다.
하반기 역시 석유화학과 이차전지 업종의 가격 경쟁력 하락과 건설업의 자산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다만 조선업과 방산업은 호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는 HBM 수요 증가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 금융시장 리스크⸱⸱⸱자본성증권과 상법 개정의 영향
금융시장에서도 자본성증권(Cocos, 후순위채)의 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최근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 조기상환 지연 사례는 금융기관들이 자본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장려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한, 상법 개정에 따라 계열사 지원에 대한 리스크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사의 충실의무 강화로 인해 소액주주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어 기업들은 계열사 지원 시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등급 하향 조정이 예상되는 석유화학과 건설업체들은 재무 건전성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 한국 경제는 관세 갈등과 저성장이라는 두 가지 주요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 기업들의 신용위험 관리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며 "특히 조선업, 방산업과 같은 호조 업종과 석유화학, 건설업과 같은 리스크가 큰 업종의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본성증권 투자 시 발행 조건과 감독 리스크를 꼼꼼히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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