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사업체, '생존 전략'으로 인식하나 실행 역량은 '한계'
수요-공급 미스매치 해소, 현장 맞춤형 지원 체계 구축 필요
[예결신문=신하연 기자]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인 제조업이 글로벌 수출 시장 비중 하락과 대내외적 복합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위기 극복의 해법으로 주목받는 디지털 전환(DX)이 '양적 확산'에 비해 '질적 성과'는 미흡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7일 산업연구원(KIET) '국내 제조업 디지털 전환 실태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들의 디지털 기술 도입은 확대되고 있으나 이를 실제 업무에 활용하고 고도화하는 단계에서는 여전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입률은 상승세⸱⸱⸱사후 관리와 활용도는 뒷걸음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조 사업체의 디지털 전환 기술 적용 비중은 2024년 18.5%에서 2025년 21.7%로 완만하게 상승했다. 특히 지난 1년간 디지털 전환 기술을 새롭게 도입한 사업체 비중은 2024년 12.6%에서 2025년 26.9%로 두 배 이상 급증하며 기술 도입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문제는 기술 도입이 실제 활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사업체 중 사후 관리와 활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2024년 55.4%에서 2025년 41.9%로 오히려 크게 하락했다.
이는 기업들이 기술을 들여오는 데에는 적극적이지만, 이를 실제 공정이나 경영에 안착시켜 성과를 창출하는 데에는 한계에 부딪혔다는 의미다.
소규모 사업체의 'DX 열망'과 '역량 부족'의 역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규모가 작을수록 디지털 전환을 향한 의지는 높으나 역량은 취약한 역설적인 상황이 관찰된다. 종사자 5명 미만의 소규모 사업체에서 디지털 전환 추진 계획 비중이 전년 대비 크게 상승했는데, 이는 경영 여건이 어려운 소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경쟁력 확보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들이 겪는 애로사항은 전체 평균보다 훨씬 심각하다. 5인 미만 사업체는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과 '성과에 대한 확신 부족'을 호소하는 비중이 2025년 들어 급증했다. 자금과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실행 가이드조차 미흡하다 보니, 추진 의지가 실제 전략 수립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사업체 비중(2024년 20.4%→ 2025년 37.9%)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공급 산업은 성장하나 수요 산업과의 연계는 '미흡'
공급 측면에서는 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산업이 2020년 이후 시장 규모와 종사자 수 면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제조 DX 수요 확대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 기업들 역시 판로 개척의 어려움, 치열한 경쟁, 사업화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안정적인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제조업 현장의 구체적인 수요가 공급 산업의 기술 개발 및 사업화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수급 불균형' 구조가 고착화되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제조업 디지털 전환이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책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기술 보급 중심의 지원에서 벗어나 문제 정의부터 성과 측정까지 아우르는 '전 주기적 기획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 디지털·AI전환생태계연구실 송명구 연구위원은 "국내 제조업체들이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 부재로 이를 체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산업별 특성을 이해하는 기획 전문 인력을 양성해 현장의 로드맵 수립을 돕고, 소규모 사업체에는 기술 체험 등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요 기업이 주도하는 실증 사업을 확대해 공급-수요 산업 간 연계 구조를 고도화할 때 비로소 디지털 전환이 제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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