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신문=신세린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 CEO 젠슨 황이 한국에 '잭팟'을 안겼다. 31일 정부와 주요 대기업에 최신 AI용 GPU 약 26만 장을 우선 공급한다는 깜짝발표를 하면서다.
이는 단일 국가 기준 최대 규모 계약이다. 한국은 이재명 대통령이 공언한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해외 각국 언론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제 남은 건 전력·부지·냉각·거버넌스 등 인프라 과제다.
■ 무엇이 확정됐나
엔비디아는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SK그룹·현대차·네이버 등 주요 민간 대기업에 최신 AI용 GPU 공급을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공공부문에 약 5만 장, 삼성·SK·현대차·네이버 등에 각각 5만~6만 장이 순차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한국이 반도체·자동차·ICT 인프라를 두루 갖춘 국가로서 'AI 제조 허브'로 부상했음을 상징한다.
젠슨 황은 "한국은 기술력과 소프트웨어 역량, 제조 기반을 모두 갖춘 나라"라며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가장 준비된 국가 중 하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 왜 블랙웰인가⸱⸱⸱'훈련'에서 '추론'으로
이번에 공급되는 GPU는 엔비디아의 최신형 아키텍처 '블랙웰(Blackwell)' 계열이다. 이 칩은 이전 세대 '호퍼(Hopper)' 대비 연산 성능이 약 2~3배 향상됐으며 FP8·FP4 등 저정밀 연산을 고도화해 학습뿐 아니라 실시간 추론(Reasoning) 에 최적화돼 있다.
또한, 72개의 GPU를 하나의 거대한 가속기로 묶는 GB200 NVL72 구조를 지원,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멀티모달 AI의 학습·추론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블랙웰은 'AI를 만드는 칩'에서 'AI를 실행하는 칩'으로 진화한 버전이다.
한국이 이를 대규모로 확보했다는 것은 향후 자율주행·로봇·스마트팩토리·통신기지국 등 '움직이는 AI(피지컬 AI)' 영역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 왜 지금인가
이번 협약은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이 아니라 세계 AI 경쟁구도 속 전략적 포석이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향 첨단 GPU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는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고 기술 생태계가 탄탄한 한국을 우선 파트너로 지목했다.
유럽의 외교 안보 전문지 '모던 디플로머시(Modern Diplomacy'는 "미국의 수출제한으로 중국 시장이 막힌 상황에서 엔비디아는 한국처럼 제약이 덜한 국가에 집중하고 있다"며 "틈새가 아닌 거점으로서의 한국을 재확인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 산업 응용과 '피지컬 AI'의 기회
이번 GPU 대량 도입은 제조공장, 자율주행차, 로봇, 통신망 등 물리적 영역에 인공지능이 스며드는 피지컬 AI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생산라인 전반에 AI 모델을 적용해 '스스로 학습하는 공장'을 구축하고 SK그룹은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팩토리에 GPU를 투입해 효율 극대화를 노린다. 현대차는 자율주행과 로봇 분야에서, 네이버는 초거대 언어모델과 도메인 특화 모델에서 각각 활용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의 경제매체 CNA는 "한국은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사 두 곳을 보유한 나라로, 이번 거래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AI 강국을 노리는 움직임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 해외 언론들도 '깜짝'
로이터통신은 "이번 계약이 한국을 차세대 AI 허브로 끌어올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놀라워했고 워싱턴포스트는 "엔비디아가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는 최첨단 칩을 한국에 공급함으로써 한국이 미·중 기술 경쟁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중동권 매체 아샤르크 알아우사트는 "AI 산업의 중심에는 기술력과 제조 기반을 모두 갖춘 한국이 있다"며 "한국의 산업 역량이 이번 협력의 핵심 배경"이라고 전했다.
싱가포르 CNA는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 두 곳을 보유한 나라로, 이번 거래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 AI 강국'이 되려는 한국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 남은 과제
이번 기회를 맞아 한국에 남은 숙제는 '역량 집중'이다.
카이스트대 김진환 교수는 "전력·부지·냉각 인프라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대형 GPU 랙은 수백 kW~MW급 전력과 첨단 냉각 시스템이 필요하므로 데이터센터 인허가, 전력망 안정성, 부지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
김 교수는 또 "GPU만 늘리고 연결망과 스토리지를 뒷받침하지 않으면 성능 낭비로 이어진다"며 네트워크와 스토리지(저장장치) 확보도 언급했다.
이 외에 고품질 데이터 확보, AI 윤리 및 책임 기준 정비, 전문 인력 양성이 병행돼야 하며 대규모 예산 확보와 적절한 투입, 집행률과 성과지표를 꼼꼼히 챙길 것도 주문했다.
특히 "'AI 공장·AI 병원·AI 항만' 등 해외 수출형 패키지를 개발해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한다"며 "'기술 주도권 강화'를 통해 오픈소스 모델과 국산 AI 툴체인 생태계 구축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GPU 26만장 외에도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 정부는 피지컬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약 30억 달러(4.3조원)을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AI 테크놀로지 센터·현대차 피지컬 AI 적용센터·권역별 AI 데이터센터 설립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간단 요약
• 엔비디아, 한국에 최신형 블랙웰 GPU 26만 장 공급⸱⸱⸱한국, 'AI 3대 강국' 도약의 실질적 발판 마련
• 블랙웰, 학습과 실시간 추론을 동시에 처리하는 차세대 칩⸱⸱⸱'움직이는 AI' 산업의 기반
• 전력·데이터·거버넌스·예산 투명성 등 구조적 과제를 해결해야
■ 출처
로이터통신•워싱턴포스트•채널뉴스아시아•아샤르크 알아우사트•인베스팅닷컴•CNA•아샤르크 알아우사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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