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신문=백도현 기자] 신세계센트럴 논현동 부지를 둘러싼 의혹은 대상지 선정 논란을 넘어 선정 이후 단행된 서울시의 '운영지침 개정'으로 이어진다. 용적률 800% 상향이라는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함께 투기 방지를 위해 존재했던 전매 제한 규정이 삭제되면서 특정 기업의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한 맞춤형 행정이 이뤄졌다는 비판이 거세다.
■ 용적률 상향과 개발 이익 사유화
역세권 활성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 가장 큰 혜택은 '용도지역 상향'이다. 신세계센트럴 부지는 기존 300% 수준의 용적률을 적용받던 지역이었으나, 사업 대상지 지정 후 용적률이 최대 800%로 늘었다. 이는 연면적이 2.6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강남의 분양가를 고려할 때 수천억원 규모의 추가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물론 용적률 상향에 따른 공공기여(임대주택, SOC 시설 등)가 전제되지만, 늘어난 개발 이익에 비해 공공환수 비중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특히 지가가 이미 높은 지역에서의 용적률 상향은 토지주의 자산 가치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여주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
■ '투기 방지 조항 삭제' 의문점
가장 심각한 법리적 쟁점은 2022년 3월에 이뤄진 운영지침 개정이다. 개정 전 지침에는 '역세권 활성화 사업 대상지 지정 후 지가 상승을 노린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일정 기간 소유권 이전을 제한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신세계센트럴이 소유권을 확보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이 조항은 삭제됐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이 조항의 삭제가 투기 세력이나 대규모 자본을 가진 기업에 '먹튀'의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지적한다. 도시계획 전문가인 김진유 교수는 작년 10월 경실련이 주최한 '서울시 역세권 개발 실태 진단' 토론회에서 역세권 개발의 공공성 훼손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역세권 활성화 사업이 애초의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취지와 달리, 고밀 개발을 통한 개발 이익 창출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강남 지역에 과도한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은 지가 상승을 유발하고 도시계획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행위다. 제도 개선이라는 명분으로 투기 방지책을 무력화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 부패방지법 위반 여부와 향후 과제
현재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부패방지법 제7조의2(공직자의 미공개 정보 이용 금지) 위반 혐의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공직자가 직무 수행 중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특정 기업이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했는지가 조사의 핵심이다.
시 측은 "강남권 배제가 절대적 원칙은 아니었으며, 지침 개정은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일반적인 조치"라고 모호한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정책 수혜자와 정책 발표 시점이 기묘하게 맞물린 점, 그리고 수혜자가 확정된 후 규제가 완화된 점은 행정의 투명성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감사원의 조사 결과는 향후 시 도시계획 행정의 신뢰도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만약 유착 관계나 정보 유출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업 대상지 지정 취소는 물론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법적 책임 추궁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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