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코스피 '불장'⸱⸱⸱삼성전자 2027년 세계 수익 1위 가시권
부동산 거품 걷히고 증시로 자금 유입 가속⸱⸱⸱아직도 PER 6배, 저평가 국면
[예결신문=김용대 위원] 그야말로 코스피 '불장'이다. 특히 6000 고지는 한국 증시가 한번도 밟아보지 못한 곳이어서인지 하루만에 200~300 포인트가 오르는 이 상황이 낯선 건 사실이다. 다만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의 조정 국면을 맞으며 6244.14로 마감했다.
그런데 6000은 기본이고 8000을 넘어 1만 시대를 예견하는 의견이 종종 나온다. 물론 '설레발'일 수는 있으나 근거는 의외로 탄탄하다.
그 배경에는 날개를 단 반도체 업황과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자사주 의무 소각 법안이 자리한다. 특히 시장은 이번 법안이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 수단이었던 자사주를 주주 환원의 핵심 도구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대기업 지주사 자사주, 1년 6개월 내 전량 소각 대상
이번 상법 개정안에 따라 상장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1년 6개월의 유예기간 내에 소각해야 하는 시한부 자산이 됐다. 특히 자사주 비중이 높은 롯데지주(27.5%)와 SK(24.8%), 삼성물산(13.2%) 등 주요 그룹 지주사들은 지배구조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롯데지주의 경우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확보한 막대한 자사주가 그동안 주가 저평가의 요인이었으나, 의무 소각 시행 시 주당 순이익이 즉각적으로 상승하는 효과를 보게 된다.
과거 대기업들은 자사주를 활용해 인적 분할 시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자사주의 마법'을 누려왔다. 이 때문에 피해를 본 주주들이 넘쳐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를 소각해 주주들에게 가치를 돌려줘야 한다.
삼성물산은 이미 이러한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보유 자사주 전량을 올해까지 소각하는 로드맵을 실행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 증시의 규칙이 글로벌 표준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다.
박시동 경제평론가는 "자사주 의무 소각은 한국 주식 시장의 규칙이 글로벌 표준으로 바뀌는 거대한 전환점"이라며 "이제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기업일수록 소각에 따른 주가 탄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기업 가치를 억누르던 관행이 사라지면 코스피 지수의 적정 가치는 현재보다 최소 20% 이상 상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반도체 호황에 삼성전자 시총 1조 달러 안착⸱⸱⸱'27년 글로벌 1위 전망도
기업 실적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끄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발표한 회계 자료에서 확인된 138조원 규모의 의무 구입 잔량 중 절반 이상이 국내 반도체 물량으로 추정되면서 실적 신뢰도가 공고해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26일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12위 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하는 곳은 맥쿼리다. 맥쿼리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300조원, SK하이닉스를 272조원으로 각각 전망한다. 지나친 기대일 순 있으나 만약 그 예상대로라면 양사의 합계 영업이익 572조원은 2025년 코스피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인 270조원의 두 배를 상회하는 규모다.
맥쿼리는 AI 패러다임이 추론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몰론, 그간 감산 추세였던 D램 메모리의 수요가 덩달아 폭발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HBM과 마찬가지로 D램 역시 '백지수표'를 맡기고 선주문을 해야 하는 처지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2027년에는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기업 1위에 등극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 부동산 거품 정상화와 '머니무브' 본격화
자산 시장의 대이동도 지수 상승의 든든한 배경이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소득 대비 정상 수준인 20% 내외의 하향 조정을 거치면서 부동산에 묶여 있던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퇴직연금과 ETF를 통해 지수와 대형주를 장기 보유하는 행태가 정착되면서 한국 증시의 기초 체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현재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6배에 불과한 점도 밝은 전망을 가능케 하는 요소다. 이는 과거 활황장의 평균치인 12배의 절반 수준이다.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수익 창출 속도가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지수는 여전히 실적 대비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자사주 소각 법안이 시행되는 18개월 동안 지주사들의 주주 환원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7년 삼성전자가 전 세계 수익 기업 1위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과 맞물려, 한국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전히 해소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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