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기업형 임대관리업 육성과 리츠 활용한 자산 효율성 제고 시급
SMR·수소·CCUS 등 뉴에너지 원천기술 확보가 미래 EPC 주도
[예결신문=김민준 기자] 국내 건설업이 부동산 및 가계대출에 집중된 비생산적 자본을 신성장 산업으로 유도하는 '생산적 금융'의 시험대에 올랐다. 그간 개발과 분양, 매각 중심의 일시적 수익에 치중해온 주택건설업에 '운영'의 영역을 결합함으로써 자산의 생산적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주택을 단순한 자산 축적 수단이 아닌 '소비와 거주'의 대상으로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임대 운영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자산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대료 규제 완화와 기관 투자자 참여 확대를 통한 기업형 임대관리업 육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건설 원가 상승과 시장의 양극화
최근 3~5년간 글로벌 건설업의 가장 큰 화두는 '원가 상승'이다. 2020년 이후 건설 원가 지수는 25.6% 상승했으며, 이는 고령화에 따른 숙련공 부족,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재료비 상승, 고금리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높아진 원가는 민간 건설 부문의 위축을 초래했고 이로 인해 건설 시장은 사업성이 확보된 일부 분야로 자본이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주택 시장 대신 데이터센터, 원전 등 비전통 섹터로의 투자 기회가 확대되는 흐름이다.
특히 하이퍼스케일 업체들의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데이터센터 투자는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가스 발전과 원전 건설 수요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도 데이터센터 전담 조직 구축과 시공 경험 확보를 통해 수익성을 도모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 시공을 넘어선 인프라 운영 역량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운영과 금융이 결합된 디벨로퍼 역량 강화
국내 건설업의 또 다른 약점은 '개발+금융+운영'의 분절된 구조다. 시행과 시공이 나뉘어 있고 금융은 분양 리스크에 의존하는 형태가 고착화되면서 미국이나 유럽처럼 장기 자본을 기반으로 한 통합 디벨로퍼 역량이 축적되기 어려웠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제시한 ‘프로젝트 리츠(REITs)’ 등 새로운 금융 기법을 적극 활용해 시공 중심에서 자산 및 금융 중심 산업으로 이동해야 한다.
코리빙, 시니어하우스 등 다양한 운영형 주거 모델의 등장은 이러한 변화의 시작점이다. 개인 자산과 임차인을 연결하는 운영 산업의 성장은 자본의 효율적 배분을 유도하고 주거의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생산적 금융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전까지 수익 안정화가 어려운 이러한 초기 단계 사업에 자본 유입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주택을 자산 축적 수단이 아닌 소비 대상으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임대 운영관리로 자산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전까지 생산적 금융을 통한 자본 지원이 중요하다.
에너지 전환 시장의 주도권과 원천기술 투자
글로벌 표준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뉴에너지 분야에서의 주도권 확보는 국내 건설사의 생존을 결정할 핵심 과제다.
현대건설은 한국형 소형모듈원전(i-SMR) 개발과 미국 홀텍사와의 협력을 통해 독자적인 시공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DL이앤씨는 탄소 포집 및 저장(CCUS) 기술을 고도화해 연간 100만 톤 이상의 포집 능력을 갖춘 플랜트 설계를 주도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 같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 투자는 K-택소노미 가이드라인에 따른 녹색채권 발행 등을 통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생산적 금융의 핵심 지원 대상"이라며 "원천기술을 확보한 기업에 대한 우선적 금융 지원은 국내 건설사가 에너지 전환 시장 내 핵심 주체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결신문 /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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