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하반기 세계 경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달러 패권 약화로 인해 중대한 전환점에 직면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긴장, 글로벌 경제의 다극화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흔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 무역, 금융 시장, 그리고 각국 경제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제시한다. 본 기사는 달러 패권 약화의 배경, 그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 그리고 2025년 하반기 세계 경제 전망을 분석한다.
■ 달러 패권 약화 배경
달러는 수십 년간 세계 무역과 금융의 중심에 있었지만, 올 하반기에는 몇 가지 요인으로 인해 그 지위가 약화하고 있다.
첫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율 관세(기본 관세 10% 및 품목별 추가 관세)는 글로벌 무역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는 달러 기반 무역 결제 수요를 감소시키며 다른 통화로의 다변화를 촉진한다.
둘째,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노력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로화 활용 기회 모색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셋째, 미국의 재정적자와 높은 금리 정책은 달러의 장기적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며 일부 국가들이 금, 비트코인, 또는 지역 통화로 자산을 다변화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달러 패권 약화는 세계 무역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5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3.0%로 전망하는데 이는 작년(3.2%) 대비 소폭 하락한 수치다. 미국의 관세 정책은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경제권의 수출을 억제하며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올해 성장률이 1%대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 결제 비중 감소는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 유로, 또는 지역 통화 사용을 증가시키며 이는 단기적으로 환율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국제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도 제기된다. 달러 약세는 국제 금융 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제금융센터는 2025년 달러화가 보합세를 유지하더라도 미국의 고금리 정책과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식 시장 밸류에이션 조정과 금리 하방 경직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신흥국 시장은 달러 강세가 약화되더라도 미국 국채 수익률(4.5% 이상)이 주식 시장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이는 자본 흐름의 변동성을 높이며, 한국과 같은 신흥국 경제에 자본 유출 리스크를 초대한다.
■ 지역별 경제 전망
먼저 미국은 올해 2.1%의 안정된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지만, 관세 정책과 이민 제한은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높인다. 감세 정책은 단기적으로 내수를 부양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재정적자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추가 관세와 수출 의존도 문제로 4.1%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국제화는 진행 중이나, 단기적으로 달러 대체에는 한계가 있다.
유로존은 독일의 성장 부진으로 1.3%의 미미한 회복세에 그칠 전망이며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재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인도는 6.8%의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공급망 재편과 유가 하락으로 보호무역주의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
■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한국 경제는 달러 패권 약화와 글로벌 무역 위축으로 인해 올 하반기 성장률이 2.0%로 둔화될 전망이다. 수출 부진(특히 반도체와 자동차)과 건설업 약세가 주요 원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소비자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으나,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과 경기 부양 간 균형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종합하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추경 효과(13.8조원)을 고려해 1.3%에 그칠 전망이다.
한 증권 전문가는 "결국 달러 패권 약화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제의 다극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한국은 이를 기회로 삼아 디지털 경제와 AI 기술을 활용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취약계층 보호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개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국제 협력을 통해 무역 다변화를 모색하고 위안화나 유로화 결제를 확대하는 것도 리스크 분산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 하반기는 달러 패권 약화로 인한 불확실성과 기회가 공존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주요국의 통화 다변화 노력은 세계 경제의 판도를 재편하고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국가들은 이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기조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첩한 정책 조합과 국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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