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 감면, 비수도권 GRDP 제고 효과 수도권 대비 9배 이상 압도
국토·지역개발 분야 세제지원, 실질적 경제 성장 견인하는 핵심 동력 확인
[예결신문=신하연 기자] 정부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국정목표로 설정하고 기업의 지방 이전 및 투자 촉진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세제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차등적인 감면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세인 법인세 감면은 수도권에 집중돼 비수도권의 재무성과 개선 효과가 낮은 반면, 지방세 감면은 비수도권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데 유의미한 역할을 하고 있다.
법인세 감면의 수도권 집중 현황
22일 지방시대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현재 지방시대 5대 전략 중 하나인 '일자리 늘리는 창조적 혁신성장'을 위해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을 통한 대규모 투자유치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시도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지방 이전 시 법인세와 취득세 및 재산세 등 부동산 관련 지방세를 감면하는 세제 혜택이 주요 정책 수단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법인세 미시 데이터와 지방세 통계를 활용한 실증 분석 결과, 세목과 지역에 따라 그 효과는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결산 기준 법인세 공제감면세액은 총 15조400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이 중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발생한 감면액은 12조3800억원으로 전체의 80.0%를 차지하며 극심한 수도권 편중 현상을 보였다.
법인세 감면이 기업의 매출액 등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감면 적용 2년 후 수도권 기업의 매출액은 약 11.8%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으나 비수도권 기업에서는 그 효과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거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수준에 그쳤다.
비수도권 매출 증대 효과의 지역별 편차
특히 충청권과 대경권에서는 감면 2년 후 매출액 증대 효과가 오히려 마이너스(-)로 나타나 현재의 획일적인 법인세 감면 제도가 비수도권 기업의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는 기업의 상당수가 수도권에 분포해 있고, 일반적인 연구·투자·고용 촉진 감면 조항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차등이 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수도권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센티브 구조가 미비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방세 감면은 비수도권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바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2012년부터 2022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방세특례제한법(이하 지특법)에 따른 감면 효과를 추정한 결과, 지특법 감면액이 1% 증가할 때 비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0.04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의 증가율인 0.005%와 비교해 9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결과다. 지방세 감면이 비수도권 지역의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실효성 있는 지원책임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국토 및 지역개발 분야의 경제 활성화 효과
감면 분야별로는 국토 및 지역개발과 수송 및 교통 분야의 지방세 감면이 지역 경제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2년 결산 기준 지특법상 국토 및 지역개발 분야 감면액은 1조2000억원이며 수송 및 교통 분야는 1조8800억원에 달한다.
산업단지 조성이나 도시개발사업 등에 대한 세제지원이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산업 발전을 촉진하여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학교 및 외국교육기관 등에 대한 면제가 주를 이루는 교육 및 과학기술 분야는 공익적 성격이 강해 지역 경제 성장에는 음(-)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시대위원회가 선정한 핵심지표인 재정자립도는 2022년 결산 기준 전국 평균 37.2%로 나타났다. 지방세 감면은 지자체의 세입 감소를 초래하여 단기적으로는 재정 수지에 부담을 줄 수 있으나, 일정 시차가 지난 후에는 기업 성장을 통한 지방세입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비수도권의 정주 여건이 수도권에 비해 취약한 상황에서 기업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하고 차별화된 세제 혜택이 필수적이다. 비수도권 지자체의 재정 여력을 고려하면서도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정교한 설계가 요구된다.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조세지출 체계 개편
전문가들은 비수도권의 기업 정주 여건과 경제적 기반을 고려할 때 법인세와 지방세 모두에서 지역적 차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의 조세 체계가 수도권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국정 목표 달성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수도권 지역에 투입되는 세제지원이 단순한 세수 감소가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로 기능할 수 있도록 조세지출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박혜림 한국지방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는 기업의 80%가 수도권에 분포해 있고 일반적인 연구·투자·고용 촉진 감면 조항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차등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비수도권의 기업 정주 여건을 고려하여 균형발전을 위한 명시적인 조특법 조항 외에도 일반 감면 조항에서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에 대한 감면율을 차등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예결신문 / 신하연 기자 beliga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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