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인허가 지연에 따른 기회비용 산출 시급⸱⸱⸱"시간이 돈"
공급 목표와 실적의 괴리⸱⸱⸱도달률 관리 및 민감도 공시 도입 시급
[예결신문=김대성⸱김민준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수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주택 공급에 나서고 있으나 사업 절차의 불투명한 지연과 행정적 미숙함으로 인해 막대한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임대사업의 적자가 '공공을 위한 투자'라면, 사업 절차 지연으로 인해 증발하는 이자 비용은 '행정적 낭비'일 뿐이하는 점에서다. 특히 입찰 공고부터 착공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공백이 2조4115억원에 달하는 재무 활동 예산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 불투명한 행정 절차와 이자가 잠식하는 복지 재원
27일 SH의 2025년 예산 운영 계획에 따르면 공사는 택지 조성과 주택 건설 등 직접적인 공급 사업에 2조원이 넘는 예산을 배정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보상 협의 지연, 인허가 지체, 설계 변경, 입찰 유찰 등의 사유로 사업이 멈춰 서는 경우가 빈번하다. 문제는 이 같은 지연 사유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4차 심사에서 위원들은 사업별로 '누구 때문에, 얼마나, 왜' 늦어지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다보니 외부의 객관적 감시가 작동하기 어렵고, 그 사이 발생하는 이자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의 부채로 전가된다는 문제를 파고들었다.
특히 토지 보상 단계에서의 갈등은 사업 전반의 병목 현상을 야기하는 고질적 문제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현지 주민과의 협의가 늘어질수록 후속 공정인 설계와 발주가 줄줄이 미뤄지지만, SH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사업 공백은 임대주택 한 호를 더 마련할 수 있는 복지 재원을 금융권 이자로 증발시키는 문제를 낳고 있다.
■ 공급 수치에 가려진 낮은 입주 도달률과 행정 미숙
공급 실적의 질적 측면에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SH는 무주택 신혼부부와 다자녀 가구를 위한 '든든주택' 등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내놓고 있으나, 모집 공고 수치와 실제 입주 완료 사이에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
이처럼 '입주율' 데이터가 정밀하게 관리되지 않아, 정책의 실효성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주택공간위원회에서는 "국토교통부 승인 물량과 공사의 실제 공급 계획 사이의 괴리, 그리고 행정 절차상의 이유로 재심의를 반복하며 착공이 늦어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질타가 나왔다.
행정의 비효율성이 자산 운용의 경직성으로 이어지는 지점에 대해 시의회의 날 선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자본금 출연 방식의 부적절성과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이 공사의 재무 구조를 더욱 고착화시킨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최진혁 의원은 제327회 정례회 심사에서 "SH공사가 매입임대 등 주거복지 사업을 위해 대규모 예산을 편성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국비 확보 지연이나 행정 절차의 미숙으로 인해 계획된 물량이 적기에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이러한 집행 부진은 결국 공사의 부채 부담으로 돌아오며, 시민들이 체감하는 주거 안정 효과를 반감시킨다"며 "사업별 집행 프로세스를 전면 재점검하고,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금융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강력한 행정 혁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출처
• SH 2025년도 예산 운영 계획(지출 총괄)
• 서울시의회 제327회~제331회 주택공간위원회 회의록
• SH 2024 회계연도 결산 공시자료
• 2025년도 주택공간위원회 소관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
예결신문 / 김대성•김민준 기자 kds7@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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