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충격 6개월 이상 장기화 시 산업용 전기료 인상 등 전기로사 부담 가중 변수
중국 수출 감소 및 북미 강관 시장 공급 병목 가능성에 따른 업황 전환점 주목
[예결신문=신하연 기자] 국제유가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미칠 영향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가 상승은 원가 부담을 높이는 악재로 인식되지만, 현재 시장 구조상 단기적으로는 제품 가격 인상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저가 수입재 유입이 줄어들고 국내 재고 수준이 낮아진 상황과 맞물려 철강사들의 가격 전가 시도가 힘을 얻는 모양새다.
■ 단기 판가 인상 명분 강화⸱⸱⸱대형 고로사 비용 방어력 우위
12일 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이번 유가 상승 국면에서 국내 철강사들에 미치는 첫 번째 효과는 비용 압박보다 판가 인상의 명분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열연, 후판, 냉연도금재 등 주요 품목 전반에서 가격 인상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원가 상승 때문만이 아니라 국내 수급 상황이 타이트해진 가운데 원가 상승이라는 외부 요인이 수요처를 설득하는 실질적인 근거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고로사들의 경우 유가 급등에 따른 직접적인 비용 충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들은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활용한 자가발전 비중이 높아 외부 에너지 가격 변동에 대한 내성이 강하다.
이 같은 비용 방어력은 고로사들이 판가 인상 시도를 지속할 수 있는 핵심적인 기반이 되고 있으며 시장의 과도한 우려와 달리 단기 실적 개선의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유가 충격 지속 기간이 관건⸱⸱⸱전기로사 및 전기요금 변수
업계에서는 현재의 유가 상승 충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를 향후 실적의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유가 강세가 3개월 내에 진정될 경우 가격 전가를 통한 수익성 보전이 가능하지만, 반년 이상 장기간 이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산업용 전기요금의 구조적인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전기요금 인상은 전력 의존도가 높은 전기로사들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고유가 장기화는 글로벌 경기 둔화를 초래해 철강 수요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으며 중국발 공급 압력이 다시 가시화될 위험도 있다.
중국은 이란산 철광석 공급 차질과 운임 상승으로 가격 하단이 지지되고 있으나, 중동향 물류 차단으로 인해 1~2월 완제품 수출이 전년 대비 8.1% 감소하는 등 복합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중국 내수 물량이 동남아나 한국으로 우회할 경우 가격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 북미 강관 시장의 잠재적 반등⸱⸱⸱OCTG 공급 병목 가능성
수익성이 억눌렸던 강관(OCTG) 분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북미 시장은 50% 수준의 높은 관세와 리그 수 역성장으로 인해 마진이 낮다. 3월 첫째 주 기준 미국 리그 수는 551곳으로 전주 대비 1곳 증가에 그쳤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6.9% 감소한 상태다. OCTG 가격 또한 톤당 1862달러로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하며 유가 급등에 대한 실수요 반응은 아직 제한적이다.
하지만 수년간 누적된 북미 업스트림 투자 부족과 미완공 시추분(DUC) 감소를 고려할 때, 원유 및 가스 시추가 본격 재개되는 시점에 공급 병목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국면에서 OCTG 스팟 가격이 급등하게 되면 국내 강관사들은 관세 부담을 고객사에게 전가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된다. 전문가들은 북미 리그 수의 반등 여부를 확인하며 강관 분야에 대한 선행적인 대응이 유효하다고 조언한다.
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이 철강사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에 대해 지나치게 과도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 단기적으로는 원가 부담보다 판가 인상의 명분이 더 강하게 작동하는 구간이기 때문"이라며 "특히 비용 방어력이 높은 대형 고로사들에게는 현재의 시장 상황이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유가 강세가 반년 이상 지속되어 산업용 전기료 인상과 글로벌 수요 둔화가 현실화되는지는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예결신문 / 신하연 기자 beliga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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