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발 부동산 침체와 수급 불균형⸱⸱⸱투자심리 위축 주요인
정보 투명성 강화, 공시 체계 개선 통한 투자자 신뢰 회복 급선무
[예결신문=김용대 위원] 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이 제도 도입 이후 외형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자산 규모 100조원 시대를 맞이했다. 정부의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상장리츠의 수와 운용자산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정작 시장의 지표인 주가는 상장 공모가를 밑도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츠 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투자자 신뢰 회복과 공시 체계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시장 외형은 성장했으나 주가는 '공모가 하회'
30일 리츠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내 리츠 시장은 2001년 부동산투자회사법 제정 이후 지속적인 외형 성장을 기록했다. 운용 중인 전체 리츠 수는 2012년 71개에서 2020년 286개로 늘었으며 지난 5월말 기준으로는 415개로 증가했다.
자산 규모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2012년 9조5000억원이었던 총자산 규모는 2020년 62조원을 거쳐 지난 5월 107조40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특히 상장리츠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17년 3개에 불과했던 상장리츠는 작년 24개로 늘었으며 자산 규모 역시 2017년 4000억원에서 지난 5월 18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일반 투자자의 부동산 간접투자에 대한 관심 증대와 정부의 공모리츠 활성화 정책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전체 리츠 시장에서 상장리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자산 규모 기준 16.9%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상장리츠의 내실은 우려를 자아낸다. 대부분의 상장리츠 주가가 상장 공모가를 하회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어서다. 최근 금리 하락세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시점임에도 주가는 여전히 회복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금리 인상과 수급 불균형이 초래한 주가 부진
상장리츠 주가가 부진한 일차적 원인으로는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가 꼽힌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상장리츠의 평균 부채비율은 89.6%에 달하며 대부분의 리츠가 투자를 위해 차입을 진행하고 있다.
금리 상승은 리츠의 차입 비용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배당 수익률의 매력도를 감소시켜 투자 수요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수급 측면의 불균형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리츠의 투자 기반이 미약한 상황에서 신규 상장이나 기존 리츠의 유상증자가 반복되면서 공급 과잉에 따른 수급 불안정이 심화됐다. 특히 증자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현상이 되풀이되면서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상태다.
여기에 일부 상장 리츠의 거래정지 사건은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실추시켰다. 자기관리리츠인 에이리츠가 수익성 저하로 작년 2월부터 거래가 정지된 데 이어, 스타에스엠리츠는 배임 및 횡령 사건으로 올 2월 거래정지 조치를 받았다. 이러한 사건들은 상장리츠가 안정적인 배당 상품이라는 인식에 찬물을 끼얹으며 투자자들의 이탈을 가속화했다.
정보 비대칭 해소와 공시 체계 고도화 시급
전문가들은 상장리츠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무엇보다 투자자의 신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리츠 자산관리회사(AMC)와 투자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이 심각해 시장의 불신을 야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장리츠의 특성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투자보고서 양식의 개정과 적정한 사후 공시제도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장리츠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투자자의 신뢰 회복을 통해 상장리츠의 주가를 정상화하는 것이 절실하다"며 "이를 위해 상장리츠 투자에 유용한 정보가 적기에 제공될 수 있도록 투자보고서를 포함한 리츠 공시체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산의 질적 개선과 규모의 경제 확보도 주요 과제다. 우량 자산의 편입을 확대하고 리츠 간 합병 등을 유도해 개별 리츠의 규모를 대형화함으로써 상품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리츠 AMC는 운용 중인 자산의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배당 유지 전략을 시장에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등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리츠를 단기 매매 차익을 노리는 상품이 아닌, 장기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제공하는 연금형 상품으로 인식하는 투자 문화 정착도 필요하다.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현재가 저조한 성과를 극복하고 시장의 신뢰를 재구축할 수 있는 적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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