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후테크 특허 등록 기업 90%가 중소기업⸱⸱⸱'보조 기술' 중심 융복합 양상 뚜렷
범부처 표준 분류체계 마련 및 인허가 통합 관리 등 실무형 지원 정책 도입 목소리
[예결신문=신하연 기자]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 심화로 탄소 중립이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규범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후테크(Climate Tech)'가 국내 중소기업의 핵심 혁신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발효와 미국·유럽의 기후공시 의무화 등 강력한 글로벌 규제가 중소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으나 이를 선제적인 기술 확보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대비 현저히 낮은 투자 규모⸱⸱⸱특허는 '보조 기술' 위주
26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최근 10년간 국내외 기후테크 활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기술 역량에 비해 민간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미국 기업의 기후테크 분야 벤처캐피털(VC) 투자유치 규모는 1131억7000만달러에 달하며 전체 투자의 10.21%를 차지했다.
반면 대한민국의 기후테크 투자액은 8억7000만달러로 전체 투자액의 1.69%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미국 기업의 투자 규모가 한국의 전체 VC 투자액보다 2배 이상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허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기후테크가 단독 핵심 기술이기보다는 다른 산업과 융합된 보조 기술로 활용되는 경향이 강했다. 최근 10년간 한국에 등록된 특허 중 기후테크가 핵심 기술로 분류된 비중은 4.49%에 불과했으나 타 기술과 융합된 전체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중소기업은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 생산 관련 기술인 'Y02E'와 교통 관련 경감 기술인 'Y02T'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을 보였다. 대기업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중소기업의 경우 폐수처리 및 폐기물 관리와 관련된 'Y02W'와 스마트 그리드 기술인 'Y04S' 분야에서도 강세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초기 시장 형성과 B2B 협력 기반 정책 수요
국내 중소기업들은 기후테크를 전도유망한 분야로 인식하면서도 아직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에 큰 애로를 느끼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기후테크에 관심을 두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향후 국내외 시장의 성장성 예측'과 '고객사 등 협력업체의 요청'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소기업의 기후테크 진입이 자발적인 혁신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의 탄소 규제 대응이라는 외부적 요인에 강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업화 단계 측면에서 기후테크 연관 기업의 대다수는 '사업모델 기획 및 고도화'와 같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주요 고객층은 기업(B2B)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정부(B2G)나 최종 소비자(B2C)보다 민간 부문 간 기술 도입 협력이 활발한 구조를 띠었다. 이에 따라 초기 시장 형성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과 기술 수준별로 세분화된 지원 체계가 절실한 상황이다.
범부처 표준화와 인허가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 제언
기후테크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핵심 과제로는 가장 먼저 모호한 개념과 분류체계의 표준화가 꼽힌다. 현재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기후테크를 '기술'로 정의하는 반면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산업'으로 정의하는 등 기관별로 이해관계가 상이해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부처별로 상이한 분류체계는 정책 대상 선정의 오류를 낳고 기업에는 행정적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허가 및 규제 장벽 완화 또한 시급한 과제다. 일례로 해상풍력 사업에 참여하려면 7개 부처가 9개 법에 따라 집행하는 15개 인허가를 취득해야 한다. 조직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이러한 개별 법령과 복잡한 절차를 전부 숙지해 대응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뚜렷하다.
선용욱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후테크 육성 전략의 핵심 방향에 대해 "현장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기후테크 분류체계를 표준화하되 국내 기후테크 중소기업의 혁신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범부처 차원의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또한 제품 및 서비스의 탄소 배출량과 같은 객관적인 지표를 개발해 데이터 기반의 육성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정책 방향으로 시장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개입은 제시했다. 선 위원은 "국내 기후테크 중소기업의 주요 고객층에 따라 정부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며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 B2G 분야는 조달 시장 조성을 통해 진입을 유도하고, B2B 분야는 탄소 크레딧 구매 등 고객사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 협력을 끌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융복합에 따른 중소기업의 부담 완화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도 확인됐다.
선 위원은 "기후테크 관련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요구되는 국내 인허가 및 규제 등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운영함으로써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행정적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해 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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