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반도체·SSD 등 IT 품목이 성장 견인⸱⸱⸱자동차·철강은 미 관세 여파로 '먹구름'
글로벌 통상 환경 불확실성 증폭에 따른 선제적 대응 및 차세대 신산업 육성 시급
[예결신문=신하연 기자] 올해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 고지를 밟을 전망이다. 반도체와 선박이 수출 성장을 주도하며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시되지만, 내년은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1%대의 저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2025년 수출입 평가 및 2026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연간 수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704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AI 시장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 수요 폭증과 2022~2023년 수주한 고선가 선박의 인도가 본격화된 결과다.
반면 내년은 수출 7110억 달러(1.0% 증가), 수입 6,330억 달러(0.5% 증가)로 무역수지는 78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성장세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가 끌고 IT가 민다⸱⸱⸱2026년 품목별 '온도 차' 뚜렷
2026년 수출의 핵심 동력은 여전히 반도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수출은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 확대와 HBM4 양산 본격화에 힘입어 전년 대비 5.9% 증가한 1800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AI 서버 인프라 확대로 기업용 SSD 중심의 컴퓨터(7.8%↑)와 OLED 적용 제품군이 늘어나는 디스플레이(2.9%↑), 폴더블폰 시장이 견조한 무선통신기기(5.4%↑) 등 IT 품목들이 전반적인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그동안 수출 효자 종목이었던 자동차와 선박, 철강 등은 고전이 예상된다. 자동차는 올해 역대 최고 실적에 따른 기저 부담과 완성차 업계의 해외 생산 비중 확대, 미국 내 전기차 인센티브 축소 등으로 인해 수출이 1.0% 감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선박 역시 올해 수출 급증에 따른 높은 기저 효과로 인해 5.4% 감소가 예상되며, 철강(-2.0%)과 석유화학(-6.1%)은 중국의 공급과잉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수출 환경 악화로 인해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미-중 리스크와 시장 다변화의 명암
보고서는 2026년 우리 무역의 최대 변수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과의 경쟁 심화'를 꼽았다. 특히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등 강력한 통상 정책은 자동차, 차부품, 철강 등 주력 품목의 대미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2025년 1~10월 대미 수출은 관세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하며 9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 '수출 다변화'의 성과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중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 끝에 대만(51.0%↑), 아세안(5.5%↑), EU(3.9%↑) 등 신흥 시장으로의 수출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K-뷰티는 대미 수출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대중 수출을 상회했으며, 가공식품인 K-푸드 또한 북미와 유럽, 중남미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2026년 세계 경제 둔화⸱⸱⸱환율·유가 등 거시지표 변수 산재
2026년 세계 경제는 미국의 고관세 파급 효과와 중국의 내수 부진 지속으로 인해 2025년보다 둔화된 2.9~3.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세계 교역량 증가율도 0.5% 수준으로 정체될 전망이다.
거시지표 측면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에도 불구하고 한국 거주자의 해외 투자 확대 등 구조적 달러 유출 요인으로 인해 1400원 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국제 유가는 산유국들의 증산과 수요 둔화가 맞물려 배럴당 50달러 초반까지 하락하며 수출 단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는 "2026년은 미국발 고관세 정책의 파급 효과가 본격화되고 글로벌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우리 수출이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는 시기가 될 것이다. 반도체 등 주력 IT 품목의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중 분쟁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신시장 개척과 8대 신산업 등 고부가가치 차세대 성장 동력 육성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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